2
부산메디클럽

[해양수산칼럼] 애민 리더십과 조선업 /박동혁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27 19:41:41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왜선에 포로가 된 우리나라 사람을 찾아내어 생환하게 하는 것은 왜적의 목을 베는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왜선을 불사를 때에는 각별히 찾아서 구해내고 함부로 죽이지 마라’. ‘잘 보살펴서 편안히 있게 하였다가 사변이 평정된 뒤에 고향으로 돌려보내도록 하라’.

1592년 6월 2차 출진한 당포해전에서 승리한 뒤 이순신 장군이 장계에 기록한 내용이다. 나라의 근간이 백성이며, 애민(愛民) 리더십이 구국의 원천이었음을 말해 준다.

국운은 백성의 기운이며, 국가의 기운은 애민을 바탕으로 함께 모아져야 한다. 누구든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힘을 가져야 한다. 국가의 힘은 군사력과 경제력, 외교 전략이다. 결국 예나 지금이나 기술패권 시대이며, 기술 지배력의 강도와 속도가 힘을 좌우한다.

조선산업계에 한중일 조선소의 대규모 합병으로 지각변동이 오고 있다.

중국의 1, 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중국선박중공업(CSIC)의 합병이 현실화됐고, 일본은 이미 오랜 세월을 거쳐 JMU, 미쓰비시중공업과 이마바리조선소 등의 합병을 추진했다. 국내에서는 세계 1, 2위의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이 진행 중이다.

합종연횡의 대규모 구조조정 속에 조선시장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결국 기술패권을 장악하는 쪽이 승자가 될 것이다. 기술의 원천인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을 제대로 챙기는 쪽이 이긴다.

경쟁력의 핵심인 노사 양립의 경영, 기업의 지속 성장과 구성원의 인간적인 삶은 양립될 수 없는 것일까?

이 숙제를 우리의 현실에 맞추어 지혜롭게 풀지 못하면 기술패권 경쟁의 낙오자가 되고 만다. 자본 기술 노동집약의 총화인 조선산업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세계 1등을 유지하고 계승하려면 인식의 전환과 냉엄한 현실의 수용을 통해 노사 공히 파격의 신바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작성했던 ‘모범업체 사업계획서’를 보자. 제품 전략, 생산성 향상 방안, 합당한 임금의 책정과 근로시간 등 고용과 노동의 상생 방안, 교육 계획, 사회적 책임이 망라되어 있으며, 창업 자금 마련을 위해 안구 기증까지 제안하는 희생과 지극함 속에서 일할 맛, 살 맛 나는 ‘공동체로서의 모범업체’에 대한 열망과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목적인 사람’과 ‘수단인 자본’의 화해이며, 진정한 이해와 실천이다.

노동에서는 손익의 숫자와 구성원의 기량, 생산성에 앞서 자율과 창의,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존재 가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용자는 애민 리더십으로 존재론적 만인평등과 일의 가치 즉 기능론적 차이를 조화롭게 조정하고, 이를 직접 보여주는 자가 되어야 한다.

노동계가 전태일 열사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수단인 자본이 목적인 사람을 넘볼 때 생기는 폐해에 맞서고,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는 것이다.

자신을 향한 감시와 비판과 견제의 규칙을 세워 본연의 사명을 구현하고, 노조 지도부와 노조원은 하방 연대 의식으로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노사의 화해와 협동은 조선산업 지속 성장의 필수 전제이며 근간이다.

조선업계는 장기간 경기침체 여파로 험난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형 조선 3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도 저조하며, 중형 조선소들은 구조조정 속에서도 간간이 수주 소식이 들리지만 회생을 위한 일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 유가 하락세, 2020년 황산화물 규제에 따른 관망세, 중국과 일본의 동반 견제, 조선용 후판 가격 인상 기조 등 각종 악재가 도사린 상황에서 세계 조선소들의 합병을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 소식은 앞날을 가늠하기 힘들게 한다.

이러한 가운데 카타르 LNG선 40척, 러시아 아크틱(ARCTIC) LNG-2 개발 사업의 쇄빙 LNG선 15척, 모잠비크 LNG선 15척 발주 계획은 조선업계에 큰 희망과 기대를 갖게 한다. LNG 연료 추진 대형 유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발주 가능성도 한몫을 더하고 있다.

바야흐로 위협과 기회의 혼돈 속에서 조선산업의 새로운 격동기가 다가왔다. 둔전 개간, 어업과 염전 등으로 군량미를 확보하고, 군수물자 생산, 전선 건조, 무기 제조뿐만 아니라 우수 인재 확보와 무능하고 부정한 인사 축출, 독자적 상벌체제 등을 시행하여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강력한 힘과 튼튼한 인프라를 육·해상에 갖추었던 이순신 장군의 ‘수국’은 애민이 기초된 해양강국의 생태계 구축이었다. 다가오는 조선산업의 새로운 격동기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해준다.

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위용 드러낸 기장촬영소…부산 대작영화 길 열렸다
  3. 3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4. 4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5. 5워터펌프 쏴도 안 나가는 부캉이
  6. 6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7. 7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8. 8“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9. 9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10. 10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1. 1北지뢰 1발 추가 발견…대북 방송 재개 등 상응조치 촉각(종합)
  2. 2“통합 논의 항만公 정부 지분, 지자체로 넘겨야”
  3. 3새 광역단체장 재산 1위 김상욱 50억…전재수 6억(종합)
  4. 4예상보다 무뎠던 검증 칼날…TP원장 후보 기술고도화 초점
  5. 5與 “미래기금으로 지방정부 지원 축소될 일 없어”
  6. 6‘핵잠수함 특별법’ 국무회의 통과(종합)
  7. 7[속보] 김여정, ‘DMZ 북한 지뢰’ 발표 전면부인…“서울의 자작광대극”
  8. 8김도읍 "청와대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증액 '선 계약, 후 특별법 반영'으로 결론
  9. 9“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충북 11.9% vs 부산 2.3%…반도체가 가른 경제성장률(종합)
  2. 2서울대 경영동아리 출신 카르텔, 미공개 정보로 200억 부당이득
  3. 3亞·유럽게임 대거 참가…지스타 판 커진다
  4. 4삼정기업·삼정이앤시 회생계획 법원 인가…정상화 첫발(종합)
  5. 5도토리 숲 언덕서 ‘휴식 한 모금’…바리스타과 겸임교수 깊은 손맛
  6. 6“기장에 양성자 치료센터 짓자…우주산업 활용도 가능”
  7. 7해양·AI 중심 ‘플라이아시아’ 내달 개최
  8. 8파생상품·해양금융 미래, 부산서 답 찾는다
  9. 9주가지수- 2026년 9월 29일
  10. 10[한 손 뉴스] 수과원, 스마트폰서 AI가 고등어 어장상황 예측 서비스
  1. 14시간 쫓고 쫓긴 ‘부캉이 퇴거’ 작전…주말 그물로 재시도(종합)
  2. 2첫 공소청 인사…부산광역청장에 이종혁 고검장
  3. 3영도구 문화도시 사업, 간부간 소송다툼도 확인
  4. 4부산서 키운 대서양연어 첫 출하…“수입산 대체”
  5. 5檢, 횡령 혐의 사상구 새마을금고 이사장 9개월 만에 ‘늑장 기소’
  6. 6혈세 쓴 도시재생 거점시설 2년간 텅텅
  7. 7부산·울산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6명뿐
  8. 8[신통이의 신문 읽기] 친근해진 ‘부캉이’…캐릭터로 그려볼까요
  9. 9통영 복합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 순항…도남권역 민자유치 속도전
  10. 10윤산터널 돌발상황, AI 실시간 감지
  1. 1역시 안세영…AG 2번째 ‘금빛포효’(종합)
  2. 2공격에 쏟아붓다가 골문 열린 모레노호
  3. 3일본 대회운영 왜 이러나…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판정 논란 딛고 동메달 지켰다
  4. 4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5. 5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6. 6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7. 7한동희 시즌 23호 홈런 '쾅'…롯데, 키움에 4-2 역전승
  8. 8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9. 9‘세계 최강’ 안세영, 배드민턴 女단식 금메달…아시안게임 첫 2연패
  10. 10이소희·백하나 배드민턴 女 복식 24년 만에 금빛 스매시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자동화의 세상에서 지능화의 세계로
국제칼럼 [전체보기]
개헌 말하려면 헌법 준수부터
나림 이병주, 더 일찍 법(法)으로 통(通)했다
기고 [전체보기]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존엄 보장하는 부산형 청년보장제 되기를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영산회상, 불교음악에서 풍류음악으로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병역 혜택, 야구는 빼자
AI 설계 어선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직업병에 대한 자세, 무지와 고의 사이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부산불꽃축제 숙박료 폭등, 실효성 있는 대책 없나
지역기업 발목 잡는 획일적 세제, 현실에 맞춰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인공지능(AI)과 인류 멸종
북항 찾은 상어 ‘부캉이’와 잊힌 갈매기 ‘부기’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6·3 부산시장 선거, 부동산 정책의 길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