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일본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둘러싼 국가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일본은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편찬하는 것은 물론 독도를 자신의 영토라고 지속해서 주장한다. 그것도 모자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와 반성은커녕 염치없는 행각과 궤변을 늘어놓는다.
최근에는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경제보복을 일삼으며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은 빈번하게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며 주변 국가를 위협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과 실리적인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의 초계기가 우리 영공을 넘나들며 중국은 한일 간의 갈등을 틈타 실리를 챙기고자 한다.
작금의 우리가 처한 외교의 현실이 사면초가(四面楚歌)가 아닌가. 답답하기 그지없지만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온 국민이 대동 단결하여 정말 ‘아무도 감히 함부로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 외교와 경제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에서도 강함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한 민간 스포츠 외교관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유승민 선수위원과 지난 6월에 선출된 이기흥(대한체육회장) 위원 등 2명이다. 이들에게 다시금 스포츠 외교의 황금기를 기대해 본다.
스포츠 외교의 시초는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ping-pong diplomacy)’였다. 20년간 냉전 상태였던 미국과 중국은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참여를 계기로 미국의 닉슨 대통령과 중국의 마오쩌둥 주석이 만나 수교의 물꼬를 텄다.
인접 국가이지만 종교 간 갈등으로 세 차례나 큰 전쟁을 치른 인도와 파키스탄 역시 공을 방망이로 치고 달리는 야구 경기와 비슷한 크리켓을 통해 국제대회를 유치하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현재까지 서로 정치 및 종교 갈등을 스포츠로 해소하고 있다.
또한 런던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가 부정 출발 오심으로 예선 탈락의 위기를 맞았을 때 판정을 번복하고 결승에 나갈 수 있었던 것, 세 차례의 도전 끝에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었던 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건희(전 IOC 위원) 삼성 회장이 세계 IOC 관계자들을 만나 진행한 물밑 작업 등은 스포츠 외교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국가 IOC 위원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는 ‘피겨 퀸’ 김연아를 비롯해 박지성, 박태환 등의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관련 기관 차원에서 IOC 선수위원을 배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지속해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우리 스포츠계는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까. 우리나라가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된 뒤 일본과 관련된 국제대회 불참이 이어졌고 컬링과 농구, 배구 등 여러 종목에서 잇따라 대회가 취소되고 있다.
또 일본 제품의 불매운동과 맞물려 2020 도쿄올림픽 보이콧 관련 논란도 심심치 않게 언급되고 있다.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로 보아야 하겠지만 이번 사항은 특별하다. 아베 정권은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을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벗어나는 계기로 삼는 한편 반한 감정을 내세워 극우적 사회 분위기를 유도한 뒤 신군국주의로 재도약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우리는 일본이 의도하는 함정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2020 도쿄올림픽의 미흡한 부분을 전략적으로 부각하고 스포츠 외교를 통해 압박하는 한편 일본에 가장 인접한 국가로서 올림픽의 반사이익을 최대로 얻을 실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 스포츠계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일 것이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