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수험생에겐 자신이 진학하고 싶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쳐본 이들은 그 성취가 인생의 다른 길로 이어지는 하나의 문이라는 것도 안다. 그런데도 우리는 인생의 단계 중 하나인 일을 위해 너무 어릴 때부터 계획을 세우고 거기에 따라 움직이라고 등을 떠미는 게 아닌가 하는 다른 생각을 해본다.
교육부는 중학교 1학년 때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며 자신의 직업에 대해 탐색해보도록 한다. 직업체험처를 통해 관심 있었던 직업의 실제 모습을 보고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라는 취지다. 내년에 마이스터고를 시작으로 2025년에는 전면적으로 시행될 고교학점제도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혀 자율성을 주고 자신의 전공 적합성을 살리라는 내용이다. 모두 취지는 좋지만 한편으로는 ‘뭐가 되고 싶은지 꼭 어릴 때부터 정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아이들에게 가장 흔하게 하는 질문이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겐 스스로에게 똑같은 내용을 되물어 보게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대답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말을 쉽게 한다. 누구나 내가 절실히 원하는 일을 찾게 되면 그 길로 달려가고 싶다. 문제는 원하는 게 뭔지 모르니 방향이 없고 동력도 얻기 어렵다.
지금은 빠르면 초등학생, 아무리 늦어도 고등학생 때는 자신의 장래 직업을 정해야 한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에서 전공 적합성을 평가했을 때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해당 학과와 관련된 과목을 수강하고 관련된 경험도 쌓아야 한다. 무엇이 하고 싶은지 못 정하는 학생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대학에 가더라도 혹은 졸업하고 취업했더라도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못 찾을 수도 있다. 절실히 원하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꿈이 있어야만 의미 있는 인생이라고 누구도 말할 순 없다. 성인이 돼서도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를 수 있는데 사회와 교육은 어릴 때부터 길을 정하고 그 길에 매진하라고 요구한다. 이제는 아이들을 기다려 줄 수 있는 시간과 제도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때가 아닐까.
사회부 차장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