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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법률] 토지수용과정상 감정(鑑定)의 문제점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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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9-04 19:36:05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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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와 건물은 개인 재산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공공사업 수용과정에서 부동산을 수용당하고 그 수용보상금에 만족하지 못하여 변호사사무실을 방문하는 의뢰인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는 토지 수용보상금 소송을 진행하며 토지수용과정에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 서상균
우선, 첫 번째는 토지수용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감정절차의 공정성을 기본적으로 신뢰할 수 없고, 실제로 대부분의 감정이 시가보다 낮은 금액을 수용보상금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의뢰인들이 수용보상금 증액 청구의 소를 제기하기에 이른다는 점이다.

토지수용과정에서 공공사업 사업자는 토지소유자와 협의과정에서 보통 3개의 감정평가기관에 토지가액의 감정을 맡기고, 수용재결 및 이의재결에서도 각 2개 이상의 기관에 감정을 맡겨 통상 법원에 사건이 접수되기 전까지 7차례 이상의 감정평가가 이루어진다. 한데 감정평가기관은 공공사업 사업자에게 다음 사업의 감정기관으로 채택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공사업 사업자에게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려고 노력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묵시적 결탁을 통제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그래서 그런지 통상적으로 법원감정에 앞서 이루어진 7차례의 감정평가에 비하여 법원 감정평가 금액이 평균적으로 5%, 많게는 30%가 넘게 상승하여 사람들은 무조건 소송까지 가는 것이 이익이라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토지수용보상금 소송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이는 법원의 업무를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상법상 주식회사에 불과했던 한국감정평가원의 지위를 공공기관에 준할 정도로 격상시켜 부동산 가격 공시 및 통계, 정보 관리 업무와 감정평가 타당성 조사 업무 등을 수행토록 하는 한국감정원법이 제정·시행되고 있으나, 감정기관의 공정성 문제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향후 불필요한 송사를 줄이고, 헌법 제23조 제3항에 따라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 수용 시 법률에 의한 정당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감정평가 업무 종사자들의 공공적 지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의무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등 소송 전 단계에 해당하는 협의, 수용재결, 이의재결 과정에서 감정평가기관들이 공정한 방법으로 토지 가격을 산정할 수 있게 하는 법적 시스템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이어서 두 번째는 공공사업 시행자 측이 수용재결 후 사용권을 취득한 시점부터는 수용토지 상의 지장물을 철거하는 경우가 흔한 바, 이러한 경우 지장물의 적정한 보상금이 얼마인지 법원의 판단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장물이 이미 철거되었다면, 개인이 법원에 소를 제기하고 법원의 감정을 거쳐도 그 감정보고서에는 지장물 멸실로 가액을 판단할 수 없다는 기재만이 적히게 되어 결국 지장물 보상금 증액 청구가 좌절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는 지장물 소유자의 재판청구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를 야기한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지장물 소유자가 법원에 공공사업의 정지를 청구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공공사업의 조속한 시행이라는 공익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가처분이 인용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러한 경우, 공익과 사익을 조화시키기 위하여 공공사업 시행자 측이 지장물 형상에 대한 증거를 충분히 기록하도록 하여 향후 지장물 보상금 증액 청구의 소에서 지장물 형상에 대한 정보가 법원에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의무를 규정하는 제도를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된다면, 지장물의 형상에 대한 증거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는 부당한 경우는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재산권 수용은 개인의 소유권을 강제로 이전시키는 매우 강력한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이다.
이에 헌법도 수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 강력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운용할 때에는 소유자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공공사업의 수행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재산권 보호라는 사익 중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한 토지수용제도를 확립하는 것만이 수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법적 분쟁을 줄여나가는 근원적인 대책일 것이다.

변호사·법무법인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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