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2020년 도쿄올림픽 때 욱일기 사용을 막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욱일기를 올림픽 경기장 내 반입 금지 품목으로 하는 조치는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해당 깃발 게시가 ‘정치적 선전’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많은 아시아 국가가 태평양전쟁 때 일본이 저지른 잔학무도한 행위에 엄청난 고통을 겪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일본의 이런 태도는 도저히 용납하기 힘든 일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주장하듯 단순한 상징물이 아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은 이 깃발을 앞세워 침략과 전쟁을 자행했다. 그런 만큼 욱일기는 국제사회에서 군국·제국주의와 동의어로 통한다. 일본은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무시한다. 오히려 한 발 더 나아가 지금도 일본 내에서 욱일기가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황당한 궤변까지 늘어 놓는다.
적반하장인 일본의 태도는 스포츠 윤리에도 어긋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종 경기에서 정치적 의사가 개입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일본은 개별 관중이 욱일기를 갖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것을 일일이 막기 힘들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극우세력이 한자리에 모여 욱일기를 흔들며 자국 선수를 응원하게 된다면 이는 고도의 정치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럴 경우 평화의 상징이라는 올림픽 정신은 그 순간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욱일기 및 이를 본 뜬 의상, 소품 등의 경기장 반입 허용 방침을 즉각 취소하는 것이 옳다. 전범기 등장은 전 세계인의 지탄을 부를 뿐이다. 70여 년 전에 벌어졌던 침략행위를 자국민의 결집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국제행사를 체제 선전의 장으로 이용했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이 왜 아직까지 세계인에게 ‘부끄러운 올림픽’으로 기억되고 있는지를 일본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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