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랭커스터대학의 부산 캠퍼스 설립과 관련해 진통이 빚어지는 양상이다.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내 캠퍼스 설립을 위한 실행협약(MOA) 협상과정에서 부산시와 대학 측이 이견을 보여서다. 시가 밝힌 쟁점은 ‘해지 조항’이다. 즉, 학교 철수 요건을 정하는 조항에 대해 시는 ‘의무불이행’ ‘경제적 지속 가능성 부족’을 포함시키려고 한다. 반면 랭커스터대는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충분한 이익 미발생’이란 모호한 조건을 내세운다니,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만하다.
대학 측의 입장은 한마디로 ‘충분한 이익이 생기지 않으면 철수하겠다’는 뜻이다. 개교 후 캠퍼스 운영에 손해가 생길 경우 부산시가 보전해 달라는 얘기다. 그야말로 노골적인 요구다. 그런데도 시는 개교를 서두르기 위해 수용할 듯한 자세다. 더구나 학생 충원율이 손익분기점인 80%에 미달하면 그 적자를 시비로 메워주는 방안까지 검토한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그렇게 되면 연간 최대 30억 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퍼주기식 계약’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외국 유명 대학 캠퍼스를 우리 경제자유구역에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지나친 요구를 무조건 감수하는 것은 곤란하다. 향후 다른 대학 유치 때 불리한 선례가 될 수 있고, 해마다 재정지원금 부담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학생충원율 80% 미달을 지원기준으로 잡는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인천의 사례를 봐서 그렇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유치된 뉴욕주립대 등 5개 외국 대학 캠퍼스의 올해 학생 충원율은 65%에 그쳤다고 한다. 부산시로서는 충분히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그도 그렇지만, 2년 전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대(FAU)의 부산 캠퍼스 실패가 반면교사다. 2011년 부산경제자유구역인 강서구 지사과학단지에 대학원 과정을 개설한 FAU 측은 2017년까지 100억 원이 넘는 국·시비를 지원받고도 운영난을 이유로 결국 철수하고 말았다. 산학협력에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예산만 쏟아부은 꼴이 됐다. 따라서 시 당국은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협약에 신중을 기하고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야 옳다. 개교 일정에 급급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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