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제정되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근로기준법에는 정의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직장 내에서 어떤 형태로든 직원 및 하급자에게 괴롭힘을 가하지 말라는 취지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 해당 사업장 규모와 불법행위의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된 점은 많이 아쉽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업무상 적정 범위를 따지기에 모호함이 있다는 것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되기 위해선 직장 내 바람직한 문화 정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신입사원들이 직장 내 문화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기도 합니다. 평등하고 민주적이고 존중이 있는 직장 내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제 주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청년 A 씨는 상시근로자 10명 정도 되는 회사에 취직을 했었습니다. 밥 먹듯이 야근을 했고 주말도 어김없이 출근을 해야했습니다. 언제나 마감 압박에 시달려야 했고 퇴사를 하는 사람도 생겨났습니다.
퇴사자가 생길수록 신입사원 A 씨에게는 업무가 가중되었습니다. 휴일에도 출근을 강요당해야 했고 급기야 사장은 무급휴일을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업무가 남았던 A 씨는 그날 출근을 하여 남은 업무를 처리해야만 했습니다. 야근이나 초과 근무에 대해선 임금을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A 씨는 입사 3개월 만에 버티다 못해 퇴사를 하였습니다.
청년 B 씨는 한 달 전 신용카드 회사에 취직을 하였습니다. 고객들의 문의·상담을 받는 업무를 주로 하였습니다. 업무 특성상 감정노동이 심했습니다. 화장실도 팀에서 한 명만 갈 수 있었고 한명이 다녀오면 누가 가야할지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서둘러 밥을 먹은 후 전화 ‘콜’수를 채우기도 했습니다. 콜수를 잘 채우지 못해 담당 팀장에게 핀잔성 잔소리를 듣는 동료직원의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날은 고객이 문의하는 상품을 휴대전화로 찾아보고 있었는데, 직장 상사에게 “왜 업무 중에 휴대전화를 만지고 있냐”며 야단을 맞는 억울한 일도 겪었습니다. B 씨는 “팀장은 팀원들이 콜수를 잘 채워야 실적이 올라간다”며, “그렇다보니 팀원들을 콜수를 채우는 도구 정도로만 인식하는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함께 일하는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싶다”는 어쩌면 당연히 그러해야 할 이야기를 마치 큰 희망사항이나 되는 것처럼 말할 수 있는 그를 보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청년 C 씨는 직장 상사에게 성희롱, 폭언, 갑질을 일상적으로 받아 왔습니다. 1차 회식을 끝내고 2차로 넘어 가기 전 C 씨는 “이제 집에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상사는 왜 2차를 안 가냐고 괴성을 지르며 화를 내고 다음 날 회사에서도 “누구누구는 어제 2차를 오지 않았는데 그럴 거면 회사를 왜 다니느냐”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또 직장상사가 개인적으로 밥을 먹자고 했는데 C 씨가 거절을 하자 “다른 사람과는 잘도 먹으면서 나와는 왜 안 먹어주는가?”라고 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성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언들을 지속적으로 들어왔습니다. C 씨는 이런 회사를 계속 다녀야 하느냐며 괴로움을 호소하였습니다.
한꺼번에 직장 내 잘못된 문화가 바뀌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한번 더 자기가 몸담은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스스로의 언행부터 돌이켜보면서 평등, 환대, 존중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면 분명히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쟤는 왜 일을 못해?”가 아니라 교육 시스템에 부족함은 없는지를 고민해 보고, “왜 회식에 맨날 빠져?”라며 화를 낼 일이 아니라 조직의 회식문화가 강압적이지 않은지 돌이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행동할 때 세상은 바뀝니다.
부산청년유니온 조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