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학종은 정말 ‘금수저 전형’일까 /원성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1 19:08:33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얼마 전 친분이 있는 모 고교 교감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교무실 중앙에 있는 테이블 의자에 앉아 기다리며 주위를 살펴보던 중 시선이 교무실 벽에 붙은 학생 현황판에 멈췄다.

3학년 학급 수 10, 학생 수 310명, 2학년 학급 수 9, 학생 수 256명. 1년 사이에 한 학급이 줄었고, 학생 수는 54명이나 감소했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모르지는 않지만, 그동안 실감하지 못하다가 막상 일선 고교 현장의 학생 현황판을 보니 “아!” 하는 짧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저출산은 뉴밀레니엄 베이비붐에 힘입어 2000년에 일시적으로 주춤했지만 그 다음 해부터 다시 급감했다. 올해 대입전형을 거쳐 내년에 대학에 진학할 2001년생은 55만4895명으로 전년 대비 7만9606명이 감소했다고 한다.

대학 갈 나이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아니고, 출생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일도 벌어지며, 고교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다가 대입 전선에 뛰어드는 늦깎이 수험생도 있고, 원하는 대학과 학과로의 진학을 위해 재도전하는 학생도 적지 않으니 사실 매년 몇 명의 학생이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대학 갈 학생의 수가 전년에 대비해 수만 명 줄어든 것만은 틀림없다.

이처럼 학령인구가 급감한 상황에서 엊그제 4년제 대학의 2020학년도 신입생 선발을 위한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되었다. 수시모집은 학생부 위주 전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특히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악전고투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올해 4년제 대학 선발 인원의 24.5%에 해당하는 8만5168명을 선발한다.

논란 끝에 임명된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과거 입학사정관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할 당시 의혹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지만 사실 조금만 알아보면 입학사정관제전형과 학종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음에도 ‘그 나물의 그 밥’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는 이번 수시모집 학종 역시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 서울 또는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지역 학생들이 학생 수 급감에 따른 기대 심리 상승으로 지역을 떠나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은 까닭에 지역 대학은 학생 수 감소, 지역 학생 역외 유출, 공정한 학종 운영이라는 삼중고에 시달릴 게 틀림없으니 참으로 고달프다.

이제 각 대학은 본격적으로 대입전형 업무를 시작하는데, 학종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라며 대학을 믿을 수 없다 하고, 특정한 몇 명의 학생에게 스펙을 몰아주는 일선 고교도 믿을 수 없다고 하고, 경제력 있는 부모의 눈물겨운 자식 사랑이 학종마저 사교육과 연계시키므로 학부모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그 누구도 믿지 못하며 성장한 학종은 사교육을 줄여주지도 공정하지도 않으며, 수험생 부담을 완화해주지도 않는 전형이기에 적지 않은 이가 다시 수능시험 위주의 전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섰는데도 그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험생이 어떤 과정을 겪으며 공부해왔고 어떤 미래 가능성이 있는지를 찾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무조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그들을 평가하라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대입제도 개발이라는 사명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정착시켜오던 제도를 헌신짝 버리듯이 걷어차면서 말이다.

학령인구 감소가 단지 대학만의 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안다. 하지만 문제없는 대입전형이 어디 있을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소 부작용이 있다는 이유로 그간 애써 다듬어오던 대입전형을 버리고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노력하면 그가 나온 대학이 어디든 그가 어디서 살고 어디서 일하든 행복할 수 있는 사회 아닐까?

법무부 장관의 딸 대학 입학 의혹을 계기로 최소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만이라도 학종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전수조사 하라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왔다고 하는데, 필자에게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를 다니지 않았더라도 열심히 노력하면 행복하게 사는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외침으로 들린다.

부산가톨릭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2. 2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3. 3전재수 “G20정상회의 유치 도전…북항 돔 아레나 조성 추진”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뭐라노] ‘북항 찍고’ 광안리·해운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8. 8부산도시철도 2호선 새 전동차 첫 반입… 세대교체 시작
  9. 9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10. 10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1. 1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2. 2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3. 3[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MDL 지뢰 폭발 사건은 ‘도발’…北 정권 행위 강력 규탄”
  4. 4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5. 5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6. 6백종헌 “부산대병원이 7년째 권역센터 빠진게 정상인가” 질타
  7. 7[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8. 8‘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9. 9'이종석 방미 거부' 부인했지만…한미 정보당국간 불협화음 여전
  10. 10[속보] 김여정, 정부 대북 의료장비 지원 방침에 “지뢰 사고 조작 뒤 또다른 광대극…변종된 정치적 도발”
  1. 1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2. 2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3. 3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국토부,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관련 주민 의견 수렴 나서
  7. 7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7조…글로벌 빅테크 첫 기록(종합)
  8. 8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9. 9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10. 10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 1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2. 2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3. 3전재수 “G20정상회의 유치 도전…북항 돔 아레나 조성 추진”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뭐라노] ‘북항 찍고’ 광안리·해운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부산도시철도 2호선 새 전동차 첫 반입… 세대교체 시작
  8. 8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9. 9부산 중구 ‘제33회 부산자갈치축제’ 개최
  10. 10[뭐라노] 금정구가 인구감소지역이라고?
  1. 1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2. 2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5. 5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배우 한선화
유튜브 쇼츠 정치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삼전 영업익 107조 시대…미래기금 지방우대 필요하다
‘부캉이 열풍’이 던진 부산관광 활성화의 과제
세상읽기 [전체보기]
빚을 물려받는 사회
부자(富者)가 되고 싶다면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무(武)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