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막가겠다는 자세다. 일본 정부의 환경 담당 각료인 하라다 요시아키 환경상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바다 방류로 희석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단정하듯이 밝혔다니 말이다. 특히 그제 각의(국무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렇게 언급했다는 것은 결국 일본 정부의 본심을 드러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주변 국가와 세계 환경에 대한 악영향 문제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편리대로 오염수를 바다에 버려서 처리하겠다는 뜻과 다를 바 없다.
일본 환경상은 자신의 발언을 “단순한 의견으로 들어달라”고 말끝을 흐렸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감안할 때 어불성설이다. ‘안전성과 과학성 면에서 바다에 방류해도 괜찮다’는 자국 원자력규제위원장의 궤변 같은 말을 인용한 걸 보면 더 그렇다. 지난 4일 일본 정부가 도쿄 주재 22개국 외교관에게 원전 오염수 처리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것도 연막전술이거나 한낱 수사에 불과하다는 느낌이다.
이 오염수는 2011년 수소폭발 사고로 폐로가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생기는 것이다. 원전 내 남아 있는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물을 계속 투입하고 그것이 외부 유입 물과 섞이며 급격히 늘고 있다. 전체 수량이 115만 t에 이르고, 그것을 보관 중인 물탱크가 원전 부지 내 1000기에 육박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정화했다며 ‘처리수’로 부르지만, 설령 정화과정을 거쳤다고 해도 삼중수소(트라이튬) 등의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으니 보통 위험한 게 아니다.
그런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도록 할 수는 없다. 인접한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되는 건 물론이고 태평양과 주변 바다 그리고 인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이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나 전문가들의 입에서 이미 나온 내용이다. 재차 말하지만, 우리 정부는 국제 공조를 통해 이 문제에 강력 대처해야 한다. 우선은 오는 16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이를 공론화하는 게 급선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