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추석 민심은 어디로 갈까 /염창현

연휴 여론수렴 나선 여야, 완전히 상반된 분석 내놔

남은 과제는 정치권의 몫…판단 실수는 내년 총선 때 회복 힘든 상처 줄 게 뻔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배구와 농구시합을 보노라면 감독의 요청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수가 있다. 자주 관전을 하지 않은 이들은 어리둥절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경기의 한 부분이다. 이 종목에는 감독이 적절한 때에 일시 중단을 몇 차례 요청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한다. 흔히 ‘작전타임’이라 불린다. 새로운 지시를 내리거나 선수를 독려할 때 활용된다.

그러나 그보다는 소속 팀이 궁지에 처했을 때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불리한 경기 흐름을 일단 끊은 뒤 반전의 기회를 만들자는 목적에서다. 물론 김을 빼 상대방의 상승세를 꺾겠다는 복안도 들어 있다. 경제계에서는 이런 ‘작전타임’이 기업경영에도 유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적이 저조하거나 내부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한 번 쉬어감으로써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논리가 맞다면 이 원칙은 정치계에도 적용될 법하다. 올해 추석을 ‘여야의 작전타임’이라 규정할 수 있다면 말이다.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여당으로서는 반전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고 공세가 일단락된 야당은 전략 재수립의 시간을 갖게 된 셈이다. 돌이켜 보면 여야는 추석 전 정말 ‘살기등등’한 일전을 치렀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공방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열했다. 후보자 청문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한 달여 정치권뿐 아니라 온 나라가 이 사안으로 시끄러웠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행히(?) 이번 추석은 여야로 하여금 정쟁을 잠시 끊고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당대표를 비롯해 자당 의원들을 대거 동원해 대대적인 민심잡기에 나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추석 연휴 중 두 차례나 1인 시위를 했다. 지역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지방의원들이 지지세력 확보에 동참했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여야의 이 같은 노력이 얼마나 주효했는지에 쏠린다. 양측은 저마다 정확한 민심을 확인했으며 그 방향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국민 관심은 오직 민생을 향했고 민생 먼저가 절대명령이었다”고 추석 민심 탐방 결과를 평가했다. 이어 검찰개혁 완수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대한 엄정 수사 촉구도 연휴 중 확인한 유권자의 염원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낸다. 한국당은 어제 국회 앞에서 열린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에서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읽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같은 날 오후 ‘헌정 유린,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 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개소식을 가졌다. 이는 ‘3대 투쟁(장외·원외·정책투쟁)’을 통해 끝까지 조 장관의 파면을 이끌어 내겠다던 황 대표의 지난 11일 대국민 담화문과 맥을 같이한다.

정치권의 대국민 활동을 나무라기는 힘든 일. 그렇지만 양측이 지지층 모으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소모적 정쟁을 딛고 민생경제에 매진할 때라는 민주당의 의제 설정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자화자찬식 발언은 뜬금없다. 올 8월 고용지표가 정부의 강력한 재정지원에 힘입어 다소 좋아졌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이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한국당의 집요한 ‘조국 공세’도 식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기승전조국퇴진’이다. 현 정권의 목을 죄기에는 이만한 호재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별다른 민생대책 제시조차 없이 여기에만 사활을 거는 한국당 역시 참 딱하다. 수권야당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민주당 지지도가 내려가도 그 파급효과가 한국당에 미치지 않는 이유다.

정확한 측정장치가 없는 까닭에 추석 민심이 어느 쪽을 향했는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연휴 중 마주한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을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터다. 친한 사이끼리 괜한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직설적 의사 표현은 삼갔을지라도.

남은 것은 정치권의 몫이다. 추석 민심이 자당에게 쏠렸다고 믿으며 자신만만해 하는 것은 자유 의사다. 또 연휴 중 ‘작전타임’을 통해 확실한 분위기 쇄신과 승기를 잡았다고 여긴다면 앞으로의 강약 조절 역시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반면 그런 판단이 가져올 결과는 분명하게 다르기 마련이다. 이는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근데 뭐 어찌하겠는가. 참담한 패배를 안은 쪽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자신들의 무능함을 탓할 수밖에.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5대 종단, 다중참여 종교행사 자제 뜻 모아
  2. 2극장 하루 관객 8만 명 아래로 떨어져…16년 만에 최저
  3. 3최원준의 음식 사람 <4> 울진 붉은대게와 동해안 대게
  4. 4디자인 창업 지원사업 기관 ‘부산디자인진흥원’ 선정
  5. 5[청년의 소리] 인플루언서와 소상공인 협업모델을 /남석현
  6. 6[옴부즈맨 칼럼] 위기 속 재난보도준칙 지켜주길 /김대경
  7. 7[도청도설] 총선 연기론
  8. 8[서상균 그림창] 전망대
  9. 9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6> 언코리
  10. 10묘수풀이 - 2020년 2월 26일
  1. 1통합당 중영도 예비후보들 “정정당당히 경선 치르자”
  2. 2이언주 “다른지역 출마해도 반발 나와…꼭 중영도 나갈 것”
  3. 3민주당 “대면 선거운동 중단·추경 편성”…통합당 “TK 공천면접 화상으로 진행”
  4. 4부산자택 거주 부인·딸이 먼저 확진…가족에게 옮았을 가능성
  5. 5교총회장 확진 전, 의원들 접촉…국회 초유 39시간 ‘셧다운’
  6. 6'코로나19 검사' 심재철 "국민 애환 뼈저리게 체험"
  7. 7문 대통령 추경 편성 검토 지시…경제 전문가 "최대 15조원 규모 예상"
  8. 8'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전광훈 목사 구속영장 발부
  9. 9강경화 장관 "코로나19 발생국 국민에 대한 혐오·출입통제 우려…각국 정부 노력 필요"
  10. 10 이명박 전 대통령, 재구속 엿새 만에 다시 석방
  1. 1디자인 창업 지원사업 기관 ‘부산디자인진흥원’ 선정
  2. 2다시 뛰는 부산 신발산업 <6> 언코리
  3. 3부산서 전기차 트위지 구매하면 보조금 ‘300만 원’
  4. 4글로벌시장 위축에도 한국차 ‘안전성’ 내세워 질주
  5. 5작년 QM6로 재미본 르노삼성, 올핸 XM3 출격 준비 완료
  6. 6내달 6일까지 전국 263개 마스크 제조·유통업체 일제 점검
  7. 7폭스바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투아렉 R 최초 공개
  8. 8지역난방공사, KT와 함께 '5G 기반 에너지 신사업' 추진
  9. 9푸조, 픽업트럭 ‘랜드트렉’ 글로벌 공개
  10. 10신형 컨티넨탈 GT 뮬리너 컨버터블 2020 제네바모터쇼서 공개
  1. 1서울 금천구·동작구서도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2. 2우정사업본부, “우체국 쇼핑서 마스크 판다…1인당 1세트 구매 가능”
  3. 3부산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22명 동선 공개 … “39-44번은 조사 중”
  4. 4 코로나19 부산시 추가 확진자 7명 발생, 총 51명
  5. 5울산 ‘코로나19’ 4번째 확진자 발생…“경북 경산 확진자 어머니 ”
  6. 6부산지역 코로나 확진자 17∼38번 동선 공개
  7. 7부산 코로나19 확진자 6명 추가돼 총 44명 … 온천교회 관련 23명
  8. 8울산 코로나19 확진자 2명 추가…총 4명 중 3명 ‘신천지 교인’
  9. 9‘코로나19’ 10번째 사망자…대남병원 관련 58세 남성
  10. 10 울산 3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28세 중구 거주
  1. 1리버풀vs웨스트햄, 1-1 무승부로 전반종료
  2. 2내달 개최 예정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6월 연기
  3. 3부산 아이파크 2020유니폼 프리 오더
  4. 4 KBL, 프로농구 잔여 일정 ‘무관중 경기’
  5. 5프로농구 잔여 일정 ‘무관중 경기’
  6. 6돌아온 ‘안경 에이스’ 박세웅 3이닝 6K, 최고 148㎞ 찍어
  7. 7잉글랜드축구협회, 유소년 헤딩 훈련 제한
  8. 8‘마네 역전 골’ 리버풀 18연승…EPL 최다연승 타이
  9. 9류현진의 위엄…첫 경기도 전에 유니폼 판매
  10. 10“롯데 포수진 실력은 안 빠져…신인급 멘탈 관리가 중요”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동네 의사들이 나서야 할 때다 /황성환
해양안전, 민관 유기적 협력이 필수 /이광진
기자수첩 [전체보기]
양산 사송1초등 정상 개교해야 /김성룡
화포천습지, 보호대책 서둘러야 /박동필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강강술래와 농악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전략적인 전략공천인가 /정유선
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총선 연기론
무관중 경기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음식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10주년
사설 [전체보기]
정치권, 코로나19 혼란 부추기는 언행 삼가야
정부 마스크 수급 안정 힘쓰고, 시민도 사재기 자제를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미동맹, 이상없다”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호의가 낳은 명작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총선과 자책골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사계’ 연주의 전설, 이 무지치
나의 LP 이야기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바이러스와 기생충
와인의 소리
특별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