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추석 민심은 어디로 갈까 /염창현

연휴 여론수렴 나선 여야, 완전히 상반된 분석 내놔

남은 과제는 정치권의 몫…판단 실수는 내년 총선 때 회복 힘든 상처 줄 게 뻔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배구와 농구시합을 보노라면 감독의 요청으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수가 있다. 자주 관전을 하지 않은 이들은 어리둥절해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경기의 한 부분이다. 이 종목에는 감독이 적절한 때에 일시 중단을 몇 차례 요청할 수 있는 규정이 존재한다. 흔히 ‘작전타임’이라 불린다. 새로운 지시를 내리거나 선수를 독려할 때 활용된다.

그러나 그보다는 소속 팀이 궁지에 처했을 때 의도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더 많다. 불리한 경기 흐름을 일단 끊은 뒤 반전의 기회를 만들자는 목적에서다. 물론 김을 빼 상대방의 상승세를 꺾겠다는 복안도 들어 있다. 경제계에서는 이런 ‘작전타임’이 기업경영에도 유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적이 저조하거나 내부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한 번 쉬어감으로써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논리가 맞다면 이 원칙은 정치계에도 적용될 법하다. 올해 추석을 ‘여야의 작전타임’이라 규정할 수 있다면 말이다. 수세에 몰리는 듯했던 여당으로서는 반전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고 공세가 일단락된 야당은 전략 재수립의 시간을 갖게 된 셈이다. 돌이켜 보면 여야는 추석 전 정말 ‘살기등등’한 일전을 치렀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공방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치열했다. 후보자 청문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한 달여 정치권뿐 아니라 온 나라가 이 사안으로 시끄러웠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다행히(?) 이번 추석은 여야로 하여금 정쟁을 잠시 끊고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당대표를 비롯해 자당 의원들을 대거 동원해 대대적인 민심잡기에 나섰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추석 연휴 중 두 차례나 1인 시위를 했다. 지역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지역 여야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 지방의원들이 지지세력 확보에 동참했다.

이제 관심은 자연스럽게 여야의 이 같은 노력이 얼마나 주효했는지에 쏠린다. 양측은 저마다 정확한 민심을 확인했으며 그 방향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국민 관심은 오직 민생을 향했고 민생 먼저가 절대명령이었다”고 추석 민심 탐방 결과를 평가했다. 이어 검찰개혁 완수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대한 엄정 수사 촉구도 연휴 중 확인한 유권자의 염원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반해 한국당은 민주당과 완전히 다른 목소리를 낸다. 한국당은 어제 국회 앞에서 열린 ‘추석 민심 국민보고대회’에서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읽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같은 날 오후 ‘헌정 유린, 위선자 조국 사퇴 국민 서명운동 광화문 본부’ 개소식을 가졌다. 이는 ‘3대 투쟁(장외·원외·정책투쟁)’을 통해 끝까지 조 장관의 파면을 이끌어 내겠다던 황 대표의 지난 11일 대국민 담화문과 맥을 같이한다.
정치권의 대국민 활동을 나무라기는 힘든 일. 그렇지만 양측이 지지층 모으기에만 급급하다 보니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를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소모적 정쟁을 딛고 민생경제에 매진할 때라는 민주당의 의제 설정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자화자찬식 발언은 뜬금없다. 올 8월 고용지표가 정부의 강력한 재정지원에 힘입어 다소 좋아졌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이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한국당의 집요한 ‘조국 공세’도 식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기승전조국퇴진’이다. 현 정권의 목을 죄기에는 이만한 호재가 없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별다른 민생대책 제시조차 없이 여기에만 사활을 거는 한국당 역시 참 딱하다. 수권야당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민주당 지지도가 내려가도 그 파급효과가 한국당에 미치지 않는 이유다.

정확한 측정장치가 없는 까닭에 추석 민심이 어느 쪽을 향했는지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은 연휴 중 마주한 가족이나 친척, 친구들을 통해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 터다. 친한 사이끼리 괜한 갈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직설적 의사 표현은 삼갔을지라도.

남은 것은 정치권의 몫이다. 추석 민심이 자당에게 쏠렸다고 믿으며 자신만만해 하는 것은 자유 의사다. 또 연휴 중 ‘작전타임’을 통해 확실한 분위기 쇄신과 승기를 잡았다고 여긴다면 앞으로의 강약 조절 역시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반면 그런 판단이 가져올 결과는 분명하게 다르기 마련이다. 이는 7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다. 근데 뭐 어찌하겠는가. 참담한 패배를 안은 쪽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자신들의 무능함을 탓할 수밖에.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이상헌의 부산 춤 이야기 <25> 리뷰 : 춤으로 기억하는 역사 -프로젝트 광어 창작춤 ‘필 때까지’
  2. 2귀 호강하는 시민공원 가을 콘서트…돗자리만 챙기세요
  3. 3[세상읽기] 초읽기 들어간 북미 비핵화 협상 /차창훈
  4. 4부경대 여학생, 학과 선배 성추행 폭로
  5. 5‘K팝 어벤져스’ SuperM 일냈다…데뷔 동시에 미국 ‘빌보드 200’ 1위
  6. 6부산 사하구, 대한민국 도시대상 시상식에서 도시환경 부문 최고상 수상
  7. 7BTS 팬클럽 ‘아미’ 지민 생일 맞아 릴레이 헌혈
  8. 8김오수 차관 검찰개혁 바통 받나
  9. 9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2417> 제3회 렛츠런파크배 어린이 바둑대회 유단자부
  10. 10서서히 뇌·심장 조여오는 혈관질환…하지정맥을 디스크로 오인도
  1. 135일 만에 사퇴한 조국 전 장관 연금 받는다,이유는?
  2. 2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검찰개혁 불쏘시개 역할 여기까지”
  3. 3조국 법무부장관 사퇴, 서울대 로스쿨로 돌아가나?
  4. 4여야 지지율 文정부 출범 후 최소 격차
  5. 5“국민 갈등 야기 송구…검찰개혁 계속” 文 대통령, 조국 사퇴에 입장표명
  6. 6민주당 이석현 “조국 출구전략·사퇴는 낭설… 당 나간 정치 9단, 자중하라”
  7. 7 오거돈 부산시장, 팔굽혀펴기 끝판왕 등극 “내 나이가 어때서~”
  8. 8동주대, 수시전형 면접고사 전공실습과 현장체험으로 주목받아
  9. 9남구, 민·관 통합사례관리 전문교육 실시
  10. 10조국 사퇴에 나경원 대표 “사필귀정”
  1. 1부산항 강점 계량화해 환적화물 유치에 활용
  2. 2부산 찾은 금융위원장 “조선기자재 업체 지원 약속”
  3. 315일 부산공동어시장서 수산업 발전기원 풍어제
  4. 4이젠 패딩까지 판다…편의점 변신은 어디까지
  5. 5주가지수- 2019년 10월 14일
  6. 6“산기원, 해양플랜트 예산 낭비 책임져야”
  7. 7항만·철도·배후지역 결합 개발…북항 2단계 재개발 본궤도
  8. 8‘1000대 기업(전국 매출액 기준)’ 1년 새 4곳 줄어 34곳뿐…초라한 부산 위상
  9. 9금융·증시 동향
  10. 1016일 ‘수요 바다톡톡’ 귀신고래 왜 회유하나
  1. 1‘운전은 싫어도 헬스장은 가고 싶어’ 최창학 국토정보공사 사장 운전기사에 갑질 논란
  2. 2근로장려금 자격요건 보니… 단독·홑벌이·맞벌이 기준 차이있다
  3. 3"간판 남아난 가게가 없어…" 엘시티 빌딩풍 피해주민 실력행사
  4. 4엠바고 뜻은? “대통령 일정 공개했다가 징계 등 불이익 받기도”
  5. 5엘시티 입주 앞두고 주민 민원 본격화...직진통행 불만부터, 빌딩풍, 배출가스, 빛공해 우려까지
  6. 645년 역사 부산지검 특수부 폐지…담담함 속 당혹한 표정
  7. 7태풍 ‘하기비스’ 일본 피해 심각… 사망·실종 50명 이상
  8. 8'창원 초등생 뺑소니' 카자흐스탄인 도피 27일 만에 국내 송환
  9. 9내일부터 독감 무료 예방접종…어린이·어르신·임신부 대상
  10. 10경남도 ‘2019년 최고장인’ 5명 선정
  1. 1한국 북한 축구, 지상파 3사 모두 중계…피파랭킹?
  2. 2보라스 사단, 메이저리그 스토브리그 뒤흔든다
  3. 3‘한국-북한’ 29년만에 평양 원정 대결... 생중계는 물건너가
  4. 4LPGA 1위 고진영·신인상 이정은, 부산 BMW챔피언십서 ‘별들의 샷’
  5. 5주포 멀린스 ‘쩔쩔’ 노장 쏜튼 ‘펄펄’…kt 딜레마
  6. 6FA판 흔드는 보라스(미국 슈퍼 에이전트)…류현진 나비효과 볼까
  7. 7‘코레아 끝내기포’ 휴스턴, 양키스에 반격
  8. 8여서정 도쿄올림픽 출전…부녀 메달 도전
  9. 9
  10. 10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대학이 가져온 ‘부’- 독일 하이델베르크
지방분권으로 도시 살린다
친환경에서 캔 ‘노다지’- 독일 프라이부르크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감동스러운 도시건축을 만나고 싶다
진정한 탈일본을 결단할 때
기고 [전체보기]
부산시 국립특수학교 부지 허가를 /김석주
대마도 슬기로운 활용법 없을까 /최용오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화 축제로 진화하는 BIFF /김민정
시커먼 흙, 시커먼 기억 /배지열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귀농 귀어 귀촌에도 균형발전 없는 나라
달에는 토끼가, 지구에는 청룡이 산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힐링의 악기 ‘깡깡이’ 해금
조선 시대 선비들의 음악문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억울함’에 귀 기울이는 자세 /이병욱
균형발전으로 성장엔진 불붙여야 /조민희
도청도설 [전체보기]
뉴스 흘리기
마라톤 2시간 벽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과 다섯 수레의 책
조선시대 ‘북캉스’ 풍경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짜장면과 라면 그리고 염치
기장 멸치액젓과 스팸
사설 [전체보기]
조국 전격 사퇴, 정쟁 접고 갈라진 민심 수습해야
수출 활로 잰걸음 조선기자재 산업, 재도약 발판 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소산소사’의 사회, 고용연장이 해법
중앙정부와 지자체 복지 역할 재정립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절망 속에서 탄생한 명작
패배한 청년의 초상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정신 줄 놓지 말고 다시 도전하자
감정적 대응은 일본을 웃게 만든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부산 공공기관 혁신 이번엔 제대로 될까
서울 인구 1000만 붕괴의 명암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가을을 여는 모차르트
가을의 문턱에서…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과 삶
양해 바라지 말고 용서 구하자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연객 허필의 ‘묘길상도’
김윤겸의 실경산수 ‘태종대’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2019맘편한부산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2019아시아 트레일즈 컨퍼런스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