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프다는데 /권재창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7 19:49:13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세상이 많이 소란스럽다. 하루가 다르게 사건사고가 터진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말이 너무 많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각종 매체는 온갖 말을 쏟아낸다. 그 말들 중 좋은 말보다 나쁜 말이 많다. 그 말은 신문방송뿐만 아니라 인터넷과 SNS를 통해 확대되고 재생산된다. 듣고 있기만 해도 지친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맞기는 맞는가 보다. 좋은 면도 있을 것이다. 사회가 활기차게 움직인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활기를 잃으면 안 된다. 심심한 천국보다 재미있는 지옥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때론 우리 사회의 활력이 긍정적인 면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면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발전적이고 희망찬 활력이 아니라 퇴행적이고 소모적인 활력인 경우도 많다. 나쁜 말이 너무 많다. 나쁜 평가가 너무 많다. 차분한 이성보다 변덕스러운 감정이 넘쳐난다는 느낌도 지울 수가 없다.

우리 사회를 특징짓는 말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누군가 ‘은근과 끈기’로 요약했다. 통찰력 있는 분석일 것이다. 그 은근과 끈기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일궈낸 기적의 원동력 중 하나였을 것이다. 반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을 무시하기도 어렵다. 왜 하필이면 ‘사촌’이고, 왜 하필 ‘땅’을 사며, 또 왜 하필 ‘배’가 아플까? 사촌은 대등항렬이다. 경쟁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또 사촌은 가까운 친척이지만 나와 이해관계를 같이할 정도로 가깝지는 않다. 땅이 상징하는 바는 부(富)이고 성공일 것이다. 배가 아픈 것은 육체적 고통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질투, 즉 심리적 반발을 의미한다. 그래서 결국, 나와 가깝지만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는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이 성공하면 심리적 반발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유는 없다. 그냥 그렇다. 합리적 설명이 되지 않는다.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일도 아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가슴이 따뜻해져야 하는 것이 도의 관념에는 더 부합한다. 우리 사회가 지나칠 정도로 평등 지향의 사회라는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지적을 무시하지는 못하겠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평등도 아니다.

지금 벌어지는 부정적인 현상 중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현상과 비슷한 현상이 많다. 사태를 주로 경쟁의 관점에서 바라보거나 상대의 장점이 부각되면 내가 묻힌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공(功)보다는 과(過)를 부각하고, 다른 이의 성공을 축하하기보다는 실패를 고소해하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듯한 인상도 받게 된다. 살아 있는 영웅이 없고, 존경받는 부자가 없다. 사회의 원로도 없다. 영웅의 몰락은 흥미롭고, 부자의 타락은 통쾌하다. 요즘처럼 인터넷이나 SNS가 발달한 시대였다면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도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누구든 약점이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작은 약점은 덮어주는 것도 미덕이다. 그래야 불세출의 영웅이 있어 젊은이들을 꿈꾸게 하고, 그래야 존경받는 원로가 있어 어두운 길을 안내해 준다.

추석을 지내고 다시 직장생활로 돌아왔다. 명절이 괴로웠던 사람도 많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 농담 삼아 명절이 괴로운 이유가 3000개는 된다고 했다. 웃어넘기지만 씁쓸하다. 그 이유 중에는 직간접적인 경쟁의식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평가하기를 즐긴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아주면 되는데, 그것이 잘 되지 않는다. 나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기 싫다. 이렇게 되면 서로 피곤해진다.

언론의 사명이 비판에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모든 현상을 비판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설이나 오피니언 코너 외에는 있는 그대로 사실을 보도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사실에 대한 평가는 독자에게 맡기면 좋겠다. 너무 많은 평가가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그리고 사실과 평가를 혼합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사실과 평가는 분리되어야 한다. 대개의 경우 사실과 평가가 혼합되면 둘 다 신뢰할 수 없게 된다.

변호사·법무법인 청률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3. 3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4. 4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5. 5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6. 6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7. 7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8. 8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9. 9[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10. 10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1. 1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2. 2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3. 3李 대통령 “다문화가정 지원, 문제 시정하는 게 차별 아냐”
  4. 4장동혁 “박근혜, ‘인재들로 총선 이기고 정권 탈환’ 당부”
  5. 5[속보] 국힘 장동혁, 李대통령에…“돼지 눈엔 돼지만 보이나”
  6. 6장동혁 “李대통령 ‘황제골프’ 수준 넘어 ‘민폐골프’”
  7. 7한미일 외교장관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한 의지 재확인”
  8. 8李대통령 "다문화 지원 필요하나 역차별까지 정당화 안 돼"
  9. 9진성준 뒤늦게 美비자 발급, 野"한미동맹 균열 드러낸 외교 망신"
  10. 10“영도 절영초 통폐합 추진 중단하라”
  1. 1정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대한 주민 의견 최대한 많이 들을 터”
  2. 2반도체 날개 달고 韓 수출 사상 첫 9000억 불 돌파…올해 1조 달러 달성할 듯
  3. 3오픈AI 샘 올트만 깜짝 방한…삼성 사장단에 AI 특강(종합)
  4. 4[속보]‘엿새째 무소식’ 부캉이 진짜 떠났나…3일 최종판단
  5. 5롯데렌탈 매각 거래종결, 1조3000억원가량 대금 확보
  6. 6못 말리는 한국 제품 인기…연간 수출 1조 달러 달성 눈앞에(종합)
  7. 7이재용 일본 반도체 패키징 거점 방문, 日 소부장 협력 모색
  8. 8은행 부실채권 1년만에 1조3000억 늘었다…8년6개월만에 최대
  9. 9동원개발, 협력사와 손잡고 ‘안전보건 상생’ 다짐
  10. 10국산 비만약 에페 공급가, 마운자로보다 40% 저렴
  1. 1부산 울산 경남 오후부터 비…낮 최고 13~18도
  2. 2진주시, 70여 년 만에 보건소 단독 신청사 건립
  3. 3고속도로 달리던 중 렌터카 핸들에서 뱀 출몰…소방 출동
  4. 4부산서 ‘불멍’ 즐기다 날벼락…일가족 2명 다쳐
  5. 5진주서 택시 화재…운전자 등 2명 화상
  6. 6[속보]피 토하는 아들 방치하고 사망보험 가입한 보험설계사 母 징역 3년
  7. 7부산 영도 조선소 러시아 어선 화재…소방대원 1명 부상
  8. 8[속보] 핼러윈 인파 혼잡에 6호선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9. 9[한 손 뉴스] 마르는 회야강에 낙동강 물 공급 검토…양산시 타당성 조사 착수
  10. 10[속보]‘공무원증 보여주며 안심시켜’ 60억 전세사기 前 경찰관 항소심서 감형
  1. 1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2. 2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3. 3‘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4. 4“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5. 5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6. 6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7. 7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8. 8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9. 9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10. 10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진짜 질문의 시작
국제칼럼 [전체보기]
부캉이에게 부끄러운 북항 재개발 민낯
부산 관광, 마냥 좋기만 할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클릭으로 여는 독도
지긋지긋한 론스타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회 출석 거부하며 장외 사실호도 일삼는 지광
AI 해킹 범죄 고도화…수사 공백 해소 시급하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반복된 일상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법
한국 경제 떠받치는 중장년, 이제 다시 봐야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