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도 일본을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데 대한 맞대응 조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내용의 ‘전략물자 수출입고시’ 개정 고시를 오늘 관보에 게재하고 시행에 들어간다. 정부가 개정 전략물자 수출입고시를 지난달 12일 발표한 이후 37일 만이다.
개정 수출입고시를 보면 백색국가 ‘가’ 지역과 비백색국가 ‘나’ 지역으로 돼 있는 기존 분류가 세분화됐다. 기존 백색국가인 ‘가’ 지역은 ‘가의 1’과 ‘가의 2’로 나뉜다. ‘가의 1’에는 기존 백색국가 중 일본을 제외한 미국 등 28개국이 포함되지만, 일본만 신설된 ‘가의 2’로 분류됐다. 일본이 우리를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나눈 분류와 유사하다. ‘가의 2’ 지역에 대한 수출통제 수준은 기존의 ‘가’ 지역보다 까다로워진다. 원칙적으로 ‘나’ 지역 수준의 수출통제를 적용한다. 사용자포괄허가는 원칙적으로 불허하되 동일 구매자에게 2년간 3회 이상 반복 수출하거나 2년 이상 장기 계약을 맺어 수출하는 등 예외적 경우에만 허용해 준다.
이 같은 정부의 맞대응 조치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는 지난 7월 4일 일본의 첫 수출규제 조치 이후 대화와 협상을 계속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본과의 무역 부문 공조는 사실상 깨진 셈이다.
하지만 협상을 포기하면 안 된다. 대화의 문은 열어둬야 한다. 싸움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게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이번 일본의 백색국가 명단 제외 역시 마찬가지다. 향후 일본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외교통상 문제인 만큼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 예상되는 일본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대비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명분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일본이 어떤 꼼수를 두든 정도를 지켜야 한다. 일본의 부적절한 수출통제제도 운용에 대해서만 대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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