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푸른 눈’의 롯데 팬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봉다리 응원’과 ‘아 주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에서 경기를 직접 보노라면 흔히 접하는 장면들이다. 봉다리 응원은 관중들이 일사불란하게 분홍색 쓰레기 봉투를 머리에 올린 채 연고 구단이 이기기를 열광하는 것을 말한다. ‘아 주라’는 파울이 된 공을 어른이 잡았을 때 주변의 아이들에게 건네라고 재촉하는 관중들의 외침이다. 이 때문에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라면 공 소유자 가운데 열에 아홉은 이런 함성을 외면하지 못한다.

사직야구장에서는 ‘마’라는 구호도 자주 들린다. 상대 투수가 롯데 선수에게 견제구를 던질 때 어김없이 터져 나온다. “야, 이놈아. 그러지마”를 한 단어로 표현한 것이다. 경상도 사투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웬만해서 알아들을 방법이 없다. 부산에 들렀다 잠시 시간을 내 사직야구장에 온 외지인들은 하나 같이 다른 경기장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이런 풍경에 놀라움을 표시한다. 이를 보면 부산을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사는 ‘야생야사’의 도시라 지칭한다 해도 시비를 걸 사람은 없을 듯하다.

몇 년 전부터는 한 외국인이 사직야구장의 명물로 떠올랐다. 2008년 한국에 와 지역 대학의 교수로 근무했던 케리 마허 씨로 10년 이상 홈 경기의 단골 관중이다. 오후에 열리는 경기 관전을 위해 강의시간을 오전으로 조정할 만큼 롯데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다. 시간이 되면 원정응원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사직 할아버지’라는 별명으로 전국 야구 팬들의 유명 인사가 됐다. 그는 또 외국 치킨 회사 창업주와 닮았다고 해서 ‘KFC 할아버지’라고도 불린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를 아버지로 둔 마허 씨는 얼마 전 소속 대학과 계약이 끝나 취업비자가 만료됨에 따라 한국을 떠날 처지에 몰렸다. 당연히 사직야구장과도 작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정을 딱하게 여긴 구단이 손을 내밀었다. 최근 롯데는 마허 씨를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다. 그는 다음 달부터 외국인 선수의 한국 적응을 돕고 소속 팀을 해외에 알리는 일을 하게 된다.

롯데는 푸른 눈을 가진 외국인마저 팬으로 끌어들일 만한 매력을 가졌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성적이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까닭에 관중 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아무리 골수 롯데 지지층이라도 경기력이 형편없으면 등을 돌리기 마련. 오랜 시간 롯데에 매료됐다던 마허 씨에게도 안타까운 일임이 분명할 터다. 사직야구장 만원 사례가 끊이지 않았던 호시절이 다시 오지 않는다면 말이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많이 본 뉴스RSS

  1. 1‘손흥민 교체’ 토트넘, 로얄 앤트워프에 0-1 충격패
  2. 2‘해운대~수영~광안리’ 땅·물위 오가는 수륙양용버스, 이르면 내년부터 달린다
  3. 3정부 ‘부산~울산 광역철’ 수정안 마련
  4. 4흰여울마을의 역설…주민 떠나고, 카페만 남았다
  5. 5국내 첫 트램 '오륙도선' 1.9㎞ 국토부 승인
  6. 6수렁에 빠진 엘시티, 상가 처분으로 돌파구 찾나
  7. 7하단~녹산선 예타 재신청…시공방식 ·역 개수 놓고 논란
  8. 8주말 이마트 ‘쓱데이’…한우·킹크랩 파격가
  9. 9손흥민, 모리뉴와 한솥밥…토트넘 재계약 전망 솔솔
  10. 10연금 복권 720 제 26회
  1. 1여당 부산시장 보선 후보 낸다…야당은 “약속 저버려” 맹비난
  2. 2‘가락IC 무료화’ 부산시의회 공론화 나섰다
  3. 3정정순 체포동의안 가결
  4. 4“국민을 섬기는 길 가겠다” 대권 의지 표명한 김태호
  5. 5김미애 ‘라면 형제’ 재발 방지법 발의
  6. 6하단~녹산선 예타 재신청…시공방식 ·역 개수 놓고 논쟁
  7. 7관문공항 반쪽 협치…‘가덕’이 빠졌다
  8. 8고성 오가며 신경전…김해 백지화 이후 절차 등도 입장차
  9. 9야당 부산공청회 앞두고 “나도 있소”…보선판 새 인물 가세
  10. 10문재인 대통령 “뉴딜 강력 추진…경제 정상궤도 올려놓을 것”
  1. 1주말 이마트 ‘쓱데이’…한우·킹크랩 파격가
  2. 2명란 통조림·굴 그라탕 나온다…해수부, 민간에 기술 이전
  3. 3금융·증시 동향
  4. 4연금 복권 720 제 26회
  5. 5해상운임 급등에 수출 어려움…민관, 중소기업 지원 힘 모은다
  6. 6부산해수청·낙동강유역청 해양보호 MOU
  7. 7나트륨 빼고 건강 더한다…식품업계 ‘소금 다이어트’
  8. 8집에서 즐기는 ‘핼러윈’…다이소에 아이템 다있소
  9. 9주가지수- 2020년 10월 29일
  10. 10“북항, 보행축 구축해 24시간 운영 복합지대로 개발해야”
  1. 1정부 ‘부산~울산 광역철’ 수정안 마련
  2. 2 반야탕과 음양탕: 탕이 아닌 탕
  3. 3양산 동·서부 지역 교육시설 설치 희비
  4. 4전국 코로나 신규 확진 125명…프랑스 하루 3만 명 감염에 봉쇄령
  5. 5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민관협력위원회 출범
  6. 6거제시 내년 역대 최대 보통교부세 확보
  7. 7오늘의 날씨- 2020년 10월 30일
  8. 8KTX 울산역 개통 10주년…연평균 500만 명 이용
  9. 9 지역별 틈새 메우기- 전문가 좌담회
  10. 10경부선 지하화로 생길 86만㎡, 메디&컬처·크리에이티브 등 4개 혁신지구로 개발한다
  1. 1가을야구 관중 입장 50%까지 확대한다
  2. 2관중 반토막(최근 9시즌간)에도 팔짱…부산 kt 연고제 정착 의지 있나
  3. 3손흥민, 모리뉴와 한솥밥…토트넘 재계약 전망 솔솔
  4. 4원하는 곳 골라 달리는 재미…완주 인증 땐 자동차 경품
  5. 5‘32년의 기다림’ 다저스 우승 한 풀었다
  6. 6그라운드 떠나는 이동국 “몸보다 정신 약해져 결심”
  7. 7막판까지 혼전 PS 대진표…정규리그 최종일 완성될듯
  8. 8스포원 경륜·경정 30일부터 재개장
  9. 9롯데, 28일부터 NC와 2연전…마지막 자존심 세울까
  10. 10손흥민, 발 대신 머리로 ‘쾅’…EPL득점 단독 1위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김두관 의원 인터뷰
균형발전…초광역 지방정부가 이끈다
하나의 경제체제로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일몰제가 준 생명 같은 교훈
2020년 지금 우리에겐 취사선택권이 없다
기고 [전체보기]
가을비는 구레나룻 밑에서 /김종석
관문공항은 800만 부울경 시민에게 무엇인가 /추연길
기자수첩 [전체보기]
싱겁게 끝난 초선들의 첫 국감 /김해정
울산 주상복합 화재가 남긴 교훈 /방종근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신념이 성숙하는 계절, 가을 야구를 사색하며
닫힌 사회와 그 친구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북은 소, 얼후는 구렁이가죽?
융합 우리를 아름답게 하리라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부산영화제에 대한 기억 /최영지
공정한 인사를 기대한다 /유정환
도청도설 [전체보기]
조용히 끝나는 BIFF
코로나19의 색깔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꿀꿀이죽과 돼지국밥
맛있는 밥을 위한 쌀 선택 기준
사설 [전체보기]
부산 여야 신공항 반쪽 성명…협치 이리도 힘드나
혁신지구 개발 경부선 철도부지 재생계획 갈 길 멀다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경제·복지의 지속가능성과 정치의 역할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기본소득 포퓰리즘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미·중 패권 경쟁과 한국”
남중국해 갈등과 우리의 대응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비극의 주인공이 된 모델
왕을 감동시킨 소박한 감사
이홍 칼럼 [전체보기]
젊은 세대에게 찬사를 보낸다
코로나 아이러니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올해도 말잔치로 끝나나
나훈아와 추석 민심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브람스를 좋아 하세요?
명반과 곡명에 대한 편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수확의 계절, 마음이 멍들지 말자
구분과 화합, 와인과 사회
특별기고 [전체보기]
알려지지 않은 이건희 회장의 대북 구상 /김정현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이인상의 소나무 그림
  • entech2020
  • 맘편한 부산
  • 제9회 국제신문 골프대회
  • 국제 어린이 경제 아카데미
  • 유콘서트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