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시국선언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격동의 한국 현대사에서 대학교수의 시국선언은 주목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시국선언이 문제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곡점이 된 적은 많았기 때문이다. 여론 향배에 중요한 잣대로 여겨졌다. 여기에는 대학교수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우리 사회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비판적인 지식인 집단이라는 인식이 지금도 여전하다. 그래서 대학교수의 시국선언은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집권층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는 한다.

대표적인 대학교수 시국선언으로는 4·19 혁명 직후인 1960년 4월 25일 대학교수 258명이 발표한 게 꼽힌다. 당시 교수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부정 선거와 유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다음 날 이 전 대통령은 하야했다. 대학교수의 시국선언이 잦아진 것은 박정희 정권 때였다. 군사독재정권의 물리적인 폭압에 저항하는 시국선언이 많았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때에는 시국선언이 급속히 확산됐다. 그만큼 민주화 요구가 거셌던 시절이었다.

사실 군사정권 시절 시국선언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시국선언에 이름 하나 올리는 대가는 혹독했다. 구속 고문 해직 사찰 승진누락 등등. 그렇다고 시국선언이 당장 민주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언론통제가 심해 시국선언 소식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았다. 학생들과 재야인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데 만족해야 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교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가 잇따랐던 1986, 1987년에도 시국선언 참여 교수는 학교별로 10, 20명 정도였다.

민주화 이후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외압이 없어지고 이슈가 다양해졌다. 그러면서 시국선언 횟수도, 참여 교수도 많이 늘어났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조국 법무부 장관의 교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에는 전국 대학교수 3396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국선언에 대한 시민 반응은 민주화를 요구하던 때처럼 일관적이지 않다. 찬반 논란이 거세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탓이다. 이번 조 장관과 관련한 시국선언 때에는 서명 교수에 대한 신상털기 공격이 일부 있었다고 한다. 신뢰도를 떨어뜨리려는 의도인 듯 인터넷 서명에는 ‘모택동’ 등과 같은 가짜 서명이 줄을 이어 선별 작업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시국선언을 하려면 또 다른 의미의 용기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 같다.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초등 저학년·유아부터 3월 신학기 등교수업 확대
  2. 2가덕신공항 기술검토 용역 진행…6월까지 활주로 등 최적안 도출
  3. 3하태경·김미애 의원 “전 해운대서장 관사 절도 재수사를”
  4. 4여당 3파전, 야당 6명 압축…‘보선 라인업’ 나왔다
  5. 5 공익확대 vs 개발위축…첫 사전협상제 한진CY 난파 기로
  6. 6부산시 지원 끊긴 청년 푸드트럭…3년째 창고서 쿨쿨
  7. 7넓은 공간에 자가발전도 가능한 백신접종센터 들어설 곳 없나요
  8. 8국민의힘 지지율 출렁에 깜짝…김종인·주호영 가덕도 찾을까
  9. 9 부산 대표 기업들 휘청대는데…바라만 보는 市
  10. 10오늘의 운세- 2021년 1월 27일(음력 12월 15일)
  1. 1서병수 국가보상법 발의…국민의힘 당론 채택될까
  2. 2“7분 PT가 판 바꾼다” 단단히 벼른 야당 6인
  3. 3여당 후보들 ‘원팀’ 손 맞잡다
  4. 4선두싸움·신인돌풍…야당 경선 관전포인트
  5. 5‘가덕신공항 폄훼’ 김종인·주호영에 직격탄…야당 부산시장 보선후보들 반기
  6. 6정의당 김종철 대표, 장혜영 의원 성추행…초유의 불명예 퇴진
  7. 7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보궐 위해 사퇴, 국민의힘 예비경선 후보 확정
  8. 8김영춘 “朴 행정경험 없다” 인터뷰에 박형준 “명백한 허위사실 엄중 경고”
  9. 9[김경국의 정치 톺아보기] 내년 대선 가늠자 될 보선…여야 ‘PK민심 쟁탈전’ 가열
  10. 10진보진영 또 도덕성 타격…‘정의당 쇼크’ 집단탈당 우려
  1. 1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하> 동원개발③
  2. 2KGC인삼공사…홍삼으로 만든 화장품, 남성 피부 촉촉하게
  3. 3대리점 대신 온라인서 산다…‘자급제폰’ 인기
  4. 4탈부산 인구 97% 수도권行…최다 이유는 ‘일자리’
  5. 5작년 성장률 -1.0%…외환위기 후 첫 역성장
  6. 6‘고철값 담합’ 제강사 7곳에 과징금 3000억
  7. 7신항 웅동지구 항만단지, 태영건설 협의체가 개발
  8. 8주가지수- 2021년 1월 26일
  9. 9삼진식품…이금복 장인 엄선, 실속 갖춘 프리미엄 어묵 세트
  10. 10국제식품…도축~유통 원스톱 명품 한우, 합리적 가격에 선봬
  1. 1[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익확대 vs 개발위축…첫 사전협상제 한진CY 난파 기로
  2. 2부울경 메가시티의 길 <4> 일본·독일 등 해외 사례의 교훈
  3. 3독일 슈투트가르트 연합 주민 투표로 의회 구성…높은 자율성 보장
  4. 4하류 홍수피해 고려 안 한 남강댐 안전 강화사업 논란
  5. 5“월세 안 받을게요” 양산 착한 건물주 화제
  6. 6김해, 촘촘한 소방 안전망 구축 ‘착착’
  7. 7‘봄의 전령사’ 거제 고로쇠 수액 채취 시작
  8. 8넓은 공간에 자가발전도 가능한 백신접종센터 들어설 곳 없나요
  9. 9창원상의·경남소상공인, 착한 선결제 캠페인 동참
  10. 10오늘의 날씨- 2021년 1월 27일
  1. 1새 부산농구협회장, 전철우 대표 당선
  2. 2프로축구 아이파크, 미니프런트 7기 모집
  3. 3프로야구 ‘유통더비’ 눈앞…롯데 지갑 열까
  4. 4손흥민 시즌 ‘10-10 클럽’(10골·10도움 이상) 가입
  5. 5‘첼시의 전설’ 램퍼드 감독 불명예 퇴진
  6. 6이대호·롯데 FA 평행선…4번 타자 재계약 소식은 언제
  7. 7전인지 4위…1년3개월 만에 최고 성적
  8. 8김시우 PGA 통산 3승 ‘번쩍’…3년 8개월 기다림 끝났다
  9. 9신세계그룹, SK 와이번스 인수 추진
  10. 10이마트,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인수 '3월 출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탈산업화시대 연착륙을 위한 필수조건
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시대 부산교육의 진화 /김석준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 응급외상시스템을 /이상현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재인 대통령 ‘123분 신년회견’에 지역은 없었다 /정유선
비판에 귀 닫은 부산교육청…이 기사도 감출건가요?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동래부동헌에 풍악이 울리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사다리 받쳐주기
코로나 고양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목포 ‘중깐’의 딜레마
불로초 감귤
사설 [전체보기]
부산 시내버스 긴 배차간격 등 불편 최소화해야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올해 반등세 전력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원격의료 도입의 조건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영남권 메가시티로 가는 길
서울에서 멀어지면 불안한 나라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불멸의 연인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겨울나기
메리 크리스마스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우리의 희생 기억해준 한국에 감사 /빈센트 커트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