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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칼럼] 시험대 오른 경찰의 수사 실력 /이승렬

‘조국 대전’ 피로도 증가…검찰·정치권 장기전 양상

생기부 불법 유출 충격적…경찰 엄정 의지·실력으로 수사권 보유 능력 입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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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커지는가 싶더니 9월도 하순이다. 가을낚시가 시작되는 시즌. 한편에서는 짜릿한 손맛을 노리는 ‘강태공’들의 인기 TV 프로그램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가 간밤 방송분을 끝으로 한동안 휴식기에 들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와 ‘꾼’의 가슴에 파문을 일으킨다. 하지만 ‘기다림의 미학’이야말로 낚시를 통해 배운 최고의 미덕 아니던가. 부지런히 ‘떡밥’을 뭉쳐 던지다 보면, 어느 순간 어부의 귀환을 맞을 날이 있을 것이다.

말 나온 김에 며칠 전 출조를 함께 한 지인이 ‘조국 대전’과 관련해 던진 재미있는 질문이 떠오른다. “현재 검찰과 일부 정치권의 ‘케미’가 좀 맞아 보이더라고. 자네는 조국 전쟁에서 검찰과 보수야당 중 떡밥을 먼저 던진 쪽과 떡밥을 ‘덥석’하고 문 쪽을 구분할 수 있겠나?” 낚시꾼다운 비유가 빛나는 질문인데, 사실 선뜻 답하기가 쉽지 않다. 시각에 따라서 답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일부는 “신성한 구국의 투쟁에 떡밥 운운한다”며 역정을 낼지도 모를 일이다.

잠시 대답을 머뭇거린 사이 이 양반의 넋두리가 길어진다. “어쨌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는 것 아니겠나. 누구든 불순한 의도나 불법이 있다면 반드시 드러나게 되겠지. 우리 국민이 어떤 국민인데…. 하여튼 고발과 삭발 사이의 광풍에 일부 국회의원 두발만 날아간 게 아니라 정치도, 민생도 함께 증발했어. 특히 ‘NO 아베’ 뉴스가 사라져버린 것이 뼈 아파. 외적이 쳐들어왔는데, 나라 안에서는 사생결단식으로 내전만 벌였으니 될 말인가. 임진왜란 때….” 이쯤되면 말을 끊어야 된다. “아, 낚시 안 할거요? 그만하고 떡밥이나 던집시다.”

우스개 같지만 요즘 이런 종류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어떤 이는 조국 장관과 그 가족을 향해 ‘희대의 가족사기단’이라고 비난한다. 이미 진실 여부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듯한 태도다. 하지만 진실은 여전히 가려져 있고, 법정 공방전까지 감안하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는 아주 지루한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 와중에 서로 대척점에 선 검찰과 조국 장관은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하나, 이번 국면에서 필자가 가장 눈여겨보는 대상은 따로 있다. 바로 경찰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경찰의 수사 실력과 의지다. 검찰의 부산의료원 압수수색 당시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고발, 조국 장관 딸 생활기록부 및 의전원 성적표 무단 유출 및 유포 진정 등 경찰 몫으로 던져진 사건이 여럿이다.

여기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과연 경찰이 자체 능력만으로 1차 수사권을 행사할 실력을 갖췄는가가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경수사권 조정은 공수처 설치와 더불어 검찰개혁의 핵심 사안이다. 조정안은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검찰과 경찰이 협력관계로 재설정되도록 했다. 당연하지만, 검찰은 이를 탐탁지 않아하고 경찰은 반긴다. 현재는 검사가 수사권과 수사지휘권, 영장청구권 등 형사절차 상 모든 권한을 갖는다. 하지만 지난 4월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지정된 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법경찰관(경위 이상)이 1차적 수사권 및 수사종결권을 갖는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이 검찰 관계자까지 대상에 포함된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 할 것인가는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둘째 이유는 철저하게 보호받아야 할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흘림으로써 한 젊은이의 인격을 말살하고 인권을 유린한 행위에 대한 엄정히 대처해야 할 필요성 때문이다. 국회의원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학창시절 생활기록부를 허락 없이 유출하고 공개할 수는 없다. 그것은 무도한 폭력 행위일 뿐이다. 경찰은 합법적 강제력을 가진 사법기관으로서 이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 그 존재감을 증명할 의무가 있다. 그 과정에서 좌고우면하거나 눈치를 보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이른바 ‘민중의 지팡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다. 또 그래야만 검찰의 그늘을 벗어나 스스로 수사권을 가질 자격이 있다.

사실 우리 경찰이 의지만 있다면 이 정도 사건을 해결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30년 만에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살인범 수사에 성과를 거둔 것처럼 과거와 달리 첨단 과학수사기법도 수준급이다. 수사력만 놓고 보면 경찰이 검찰에 뒤질 이유도 없다. 대한민국 검사 수는 2050명 안팎이다. 반면 경위 이상 경찰 간부는 8배가 넘는 1만7000명 안팎이다. 1981년 창설된 경찰대학에서 수사 실무와 사격술 무술 법학 행정학 등을 배우고 익힌 ‘수재’급 인력만 4000명이나 된다. 단지 검찰에 비해 모자란 것이 있다면 바로 권한이다. 경찰은 이제 스스로 그 권한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음을 실력과 의지로 증명할 때다. 검찰과 조국 장관의 속도전 못지않게 경찰의 속도전이 중요한 이유다.

편집부국장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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