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PK 물갈이 ‘조국’에 묻혀 흘러가나 /강필희

불출마 흘리던 한국당 의원들…총선 다가오자 ‘언제 그랬냐’

희생·결기 없이 선수만 쌓아…아직 ‘텃밭’이라 착각하는 듯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얼마 전 내년 총선 물갈이 폭에 관한 질문을 받고 “사람은 물갈이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대부분 사람은 ‘물갈이’라는 말에서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계산속을 읽는다. 정당의 수뇌부나 특정 계파의 수장이 엄연한 헌법기관에 소속된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의 생살여탈권을 쥐고있는 듯한 오만함도 느껴진다. ‘물갈이’라는 명목이나 ‘물갈이에 반대한다’는 명분이나 결국은 ‘제 잇속 차리기’임을 신물날 만큼 많이 봐왔다.

그러나 부산에서 한국당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물갈이를 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그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설사 ‘물갈이’로 표현되더라도 대대적인 인물 교체를 누구보다 지지할 곳이 부산이다. 한국당을 지지하든 하지 않든, 정치적 입장 차이나 관심 유무를 떠나서 말이다.

작년 6·13 지방선거 참패 직후엔 언뜻 교체의 싹이 보이는 듯했다. 6선의 김무성 의원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했고, 4선의 김정훈 의원도 “적절한 시기에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해 지역 정가에선 불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초선의 윤상직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공식화했기 때문에 다가오는 총선에서 모처럼 새 인물의 대거 등장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 체제가 출범하고 정부여당의 실정이 하나둘 쌓여가면서 슬그머니 분위기가 바뀌는 듯하다. 불출마는커녕 기왕의 말들도 쏙 들어가버렸다. 윤상직 의원은 보폭이 더 넓어졌고, 김정훈 의원도 이 문제에 아예 입을 닫아버렸다. 누릴 것 다 누린 다선의원들에겐 ‘용퇴’라는 말이 금기어가 된 듯하다. 2016년 총선에서 100% 현역 재공천이란 유례없는 짓을 벌인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었다. 그런 악수가 쌓여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자업자득이겠지만 또 똑같은 길을 답습할 조짐이다.

한국당은 지난 총선·대선·지방선거 세 번의 선거에서 시리즈로 참패의 수모를 겪었다. 특히 지방선거에선 부산에서 완벽한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지방자치시대 개막 이후 처음으로 부산시장 자리를 민주당에 내줬고 시의원과 시의회 지도부도 민주당 일색이다. 16개 기초단체장 중 서구 수영구 기장군만 빼고 모두 민주당 출신이다.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꿔가면서도 ‘텃밭’으로 여겼던 부산에서다.

그래도 쇄신이나 혁신 노력은 없다. 선수만 쌓아온 의원들은 온실 속에서 자란 탓인지 결기도 용기도 없다. 자신들을 공천하고 자신들이 몸담은 당의 대통령들이 탄핵당하고 구속될 때 한 사람도 함께 책임지겠다는 이가 없었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한 이도 없었다. ‘친이’고 ‘친박’으로 불리며 권세를 누렸던 이들이다. 수십 년간 계속된 부산 시민들의 한국당 편애가 ‘이상한’ 사람들을 고관대작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오히려 혼자 살겠다며 탈당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복당한 사람이 부산에 4명, 경남에 3명이나 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황 대표 체제에서 또다시 한 자리씩 꿰찼다. 양지가 음지로, 음지가 양지로 바뀌었지만 늘 햇볕만 쬐려는 사람들이다. 부산은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며 유신독재에 정면으로 맞선 김영삼, 3당 합당의 쉬운 길을 거부하고 가시밭길을 선택한 노무현을 낳고 그들을 대통령으로 만든 도시다. 지금 부산의 현역의원들이 이런 시민적 자존심에 부응하는 정치행로를 밟았는가.

한국당이 물갈이로 위기에서 빠져나온 대표적인 선거가 2004년 17대 총선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파동과 대선자금 차떼기 파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선 의원의 용퇴가 줄을 이었다. 부산에서만도 당시 한나라당의 박관용 김진재 유흥수 등 3선 이상 중진이 대거 불출마했다.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조차 “저런 면이 있는 당인줄 몰랐다”는 말들이 나왔다. 결과는 열린우리당의 승리였지만 부산은 18개 선거구 가운데 17곳, 경남도 17석 중 14석을 한나라당이 차지했다. 이중에 초선 의원이 부산과 경남에서 7명씩 나왔다. 30대 국회의원도 등장했다. 대통령 두 사람이 감옥에 간 상황이 15년 전 그때보다 엄중하지 않은지 지금 한국당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조국 사태’가 한국당의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는 큰 착각이다. 정부의 불통에 실망했지만 한국당을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민심이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는가.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이 만약 내년 총선부터 적용되면 부산에도 큰 요동이 칠 것이다. 부산 시민도 자기희생의 감동없이 실망과 혐오감만 주는 정당과 의원들에 대한 맹목적 애정을 거둘 때가 됐다. 한국당이 ‘그 나물에 그 밥’을 또 내놓으면서 지지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염치는 조국에게만 요구되는 게 아니다.

논설위원 flut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3. 3[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4. 4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5. 5[속보] 재커라이어, 나흘 만에 경질.. ‘역대 최단 기간’ 백악관 대변인
  6. 6[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7. 7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8. 8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9. 9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10. 10"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1. 1[속보] 추미애 '소방 재정 빨대' 발언 사과…“폄훼 의도 없어”
  2. 2李대통령, 부천 화재 순직 소방관 조문…“영원히 기억할 것”
  3. 3김민석, '재정 빨대' 발언 사과... "추미애에게도 사과 요청했다"
  4. 4국힘, 秋 ‘재정 빨대’ 발언 사과에 “‘사과 바라시니까’…끝까지 오만”
  5. 5[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6. 6[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7. 7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8. 8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9. 9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10. 10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 1"국민연금 한 번도 못 낸 청년 21만명…10명 중 9명은 '실직'"
  2. 2"통합 앞둔 발전5사, '8020억 자회사 부채' 승계계획 전무"
  3. 3부산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 ℓ당 1838.3원… 전주보다 1.2원 ↓
  4. 41246회 로또 1등 16명…당첨금 각 18억 8,103만 원씩
  5. 5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6. 6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7. 7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8. 8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9. 9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부산살이’ 한 달 된 부캉이…주말 북항 친수공원 인파 몰려
  2. 2[날씨칼럼] 날씨와 기후 사이, 평년값으로 읽는 10월
  3. 3통영서 단체 수영하던 50대, 1.8㎞ 표류…해경 구조
  4. 4[속보] 추미애 “순직 소방관께 깊은 애도, 근무 환경 살피겠다”
  5. 5제자 성추행한 초등 교사에 기부금 전달한 전현직 교사 '불구속 송치'
  6. 6부천 공장 화재 순직 소방관 장례 '경기도청장'으로 엄수
  7. 7부산·울산·경남 가끔 구름 많다가 밤부터 흐려져
  8. 8"뉴스거리 만들려 범행" 인천 흉기난동범 최충락 주거지 압수수색
  9. 9광주서 승합차·시내버스·오토바이 추돌…2명 경상
  10. 10이태원 참사 유족, 4주기 앞두고 진상규명 촉구…"책임자 처벌" 외치기도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귀 기울일 것
열린 사회와 그 적들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은정이라는 이름
다시 영화의 시간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초대 중수청장, 내편 네편 아닌 국민편에 서라
지자체, 현수막 법 준수하고 실태부터 파악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다민족 사회
부캉이가 북항에 던진 질문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거울 속의 외계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