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돼지열병 걱정에 잠 못 드는 밤 /최현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02 19:29:20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국내 양돈산업이 고사될 위기에 처했다.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문이다. 세계 사육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도 발병한 뒤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ASF가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1억 마리가 넘는 돼지를 살처분하다 보니 돼지고기가 모자라 1인당 소비량을 제한하기까지 했다. 치료약과 백신이 없어서 이 병에 걸린 돼지는 모두 살처분된다. 정부는 규정을 강화해 ASF가 발생한 농가 반경 3㎞ 이내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고 있다. 2일 현재 10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땅 속에 묻혔다. 지난달 17일 경기 파주에서 발병한 후 이날 현재 경기와 인천 일대 11곳의 농가에서 ASF가 발생했다.

문제는 돼지만 죽는 게 아니라 돼지를 키우는 사람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전국에서 돼지를 키우는 농가는 6300여 가구에 달한다. 이곳에서 1120만 마리를 사육한다고 한다. 산업화된 양돈의 국내 생산액은 총 7조 원에 달한다. 전후방 연관 효과를 따지면 수십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돼지열병에 걸려 돼지가 몰살되면 이들 농가의 생계가 막막해진다.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보고된 이 병은 아직 백신조차 없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는 손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빨리 죽는다. 현재까지 살처분만이 유일한 확산 방지책이다.

걸리고 나서 후회하는 것보다 걸리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크다. 그동안 북한에서 발병하면서 휴전선 일대 지역 농가에 ASF가 전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돼지에 잔반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에도 정부는 우왕좌왕했다. 2007년 동유럽과 러시아를 공포에 떨게 한 조지아 발병 사례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포티 항구에 정박한 선박에서 생긴 잔반이다. 영농단체는 이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잔반 금지를 반대하는 농민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말았다. 양돈인은 북한 접경 지역 중 위험 구간을 조사하고 이에 맞는 대책을 세워달라고 했으나 허사였다.

정부가 전파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것은 더 심각하다. 한때 휴전선 일대 멧돼지가 ASF를 옮긴 주범으로 몰렸다가 이제는 파리와 모기까지 거론된다. 일부에서는 사람의 전파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니 효과적인 대응책이 나오지 못한다. 불안감만 커진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벌써 2주가 넘었다. 스페인에서는 돼지열병을 없애는 데 35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러니 방역 대책을 지휘하는 총리마저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이낙연 총리는 “하루하루가 몹시 긴장되고 거의 기도하며 잠자리에 들어야 될 정도다”고 털어놓았다. 밤잠을 못 자는 사람이 어디 총리뿐일까. 6300여 가구에 이르는 양돈 농가는 매일 불안에 떨며 지옥과 같은 날을 보내고 있다. ASF 발병지와 멀리 떨어진 일부 농가에서는 키우는 돼지를 조기에 출하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 대책을 세우라고 제언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야생 멧돼지에서 발병했지만 사육돼지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는 벨기에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중앙과 지방 정부가 역할을 나눠 사육돼지와 멧돼지 방역을 담당한다. 잔반 급여를 중단하고 농장과 국경지역에 울타리를 설치해 멧돼지의 이동과 접근을 막았다. 멧돼지를 접촉하는 사람은 72시간 내 사육돼지와 접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에 멧돼지 800마리가 감염됐지만 사육돼지에서는 아직 발병하지 않고 있다. 야생 멧돼지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어도 죽지 않는 경우가 있다. 멧돼지를 통한 전파를 막기 힘든 이유다.

ASF는 잠복 기간이 길어 스페인처럼 조기에 신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는 것도 시급하다. 스페인에서는 살처분해도 충분하게 보상이 이뤄져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우리나라는 사정이 다르다. 지금처럼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ASF 확산을 저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조기 신고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7. 7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8. 8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9. 9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0. 10軍 “北 지뢰 터져 장병 부상” 결론…군사분계선 이남 제거작전 돌입(종합)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7. 7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원자력 청출어람, 스승을 가르치다
‘인공지능 정렬’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
국제칼럼 [전체보기]
누구도 법 앞에 국민보다 ‘더 평등’할 수 없다
배지의 실력행사
기고 [전체보기]
전문대학을 소개합니다
상어가 떠난 뒤, 북항에 남겨야 할 것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히말라야의 경고
도청도설 [전체보기]
논란의 AG
상표권 알박기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B형 간염 ‘바이러스 수치’에 ‘급여’ 맞춰야
‘공동선(Common Good)’으로서 간병 복지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지독한 집념이 세운 로컬 자산, 대한도기
사설 [전체보기]
중수청·공소청 혼란 땐 수정 보완 주저 말아야
북 미사일 위협 속 ‘빈총 경계’ 안보 불안 키워선 안 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드골 대통령과 군복
청년기본법, 청년친화도시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아트부산, 숫자 이후의 질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행위별수가제와 인두제, 오해와 진실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금가락지가 땅에 떨어진 형국, 곡전재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무(武)
의료 전문성이 병원 밖 나가는 길 열어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