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지역내총생산(GRDP) 합계가 비수도권 전체를 넘어섰다는 추계가 나왔다. 2017년 기준으로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불과 6조 원 많은데 2018년 통계를 내면 역전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내년에는 총인구도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추월할 것이라는 통계가 얼마 전 발표됐다. 대한민국은 사람도 돈도 서울 경기 인천 3곳이 나머지 14개 시·도를 압도하는, 명실상부 수도권 일극체제의 나라임을 보여주는 후진적 지표다.
지역은 악순환의 고리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직장이 없으니 사람이 빠져나가고 사람이 없으니 돈이 돌지 않는다. 지역의 모든 인적 물적 자원이 수도권으로 빨려가는 형국이다. 공항 철도 등 교통과 산업 인프라가 풍부하니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몰린다. 전국 7개 경제자유구역끼리 외국인 직접투자(FDI) 금액을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투자의 90%가 인천이고 10%를 6개 지역이 나눠먹은 구조다. 특히 부산은 유일하게 최근 2년 연속 전년 대비 50% 이상의 비율로 투자액이 감소해 활력을 잃은 지역 경제의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선 인위적인 분산밖에 답이 없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을 지역으로 보내는 것이다. 비수도권의 GRDP 증가율이 공공기관 이전이 시작된 2005년 두드러졌던 걸 보면 효과는 증명됐다. 정부는 이미 여러 차례 210개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을 약속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질적인 진전이 없다. 법제처에서 2005년 이후 설립된 공공기관도 이전대상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지 오래됐지만 기관끼리 눈치만 본다. 공공기관 이전 시즌2가 지방소멸을 걱정하는 정부여당의 절박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선거용 임기응변이란 의심이 그래서 나온다.
세계 어느 선진국도 중앙 1극만 있는 곳은 없다. 수도는 수도의 기능을 할 뿐 지역엔 지역의 역할이 있다. 지역이 나름의 역량을 키우는 문제와는 별개로 당분간 의도적인 조정과 투자가 불가피하다. 수요가 수요를 창출하는 선순환을 시장에 맡겨선 안 된다. 지역의 비명에 정부여당이 귀를 더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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