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노딜’ 이후 7개월 만에 북미 협상이 열렸지만, 이 또한 아무 성과 없는 ‘노딜’로 끝났다. 하노이 회담 때처럼 그 결과를 두고 북미가 서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북한의 논평은 (북미 실무협상 대표 간의) 논의 내용이나 정신을 반영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지난 6월 말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으로 어렵게 회복한 양국의 대화 분위기가 다시 경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번 협상의 타결 관건은 북한의 ‘새로운 계산법’과 미국의 ‘새로운 방법론’의 조화 여부였다. ‘새로운 계산법’은 지난 4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것으로, 체제 보장이나 제재 해제에 앞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를 먼저 폐기할 것을 바라는 미국의 요구에 대한 대안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전 국가안보좌관을 경질한 뒤 그의 지론인 리비아 방식(선 비핵화, 후 보상)의 비핵화를 비판하며 ‘새로운 방법론’를 거론해 북미 간 의견 접근을 기대했으나 협상은 결렬되고 말았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대한 희망을 접기에는 아직 이르다. 북한은 “핵과 ICBM 실험의 재개 여부는 미국에 달렸다”며 실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조선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려는 입장은 불변”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미국도 “2주 이내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나자는 스웨덴의 초청을 수락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협상 타결의 진정한 관건은 역지사지의 자세다. 북한은 “미국의 위협을 그대로 두고 우리가 먼저 핵 억제력을 포기해야 생존권과 발전권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말 앞에 수레를 놓아야 한다’는 소리와 같다”고 했다. 그렇다면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장애물이 제거될 때에라야 가능하다”는 북한의 주장 역시 무리하긴 마찬가지다. 일방주의여서다. 따라서 해법은 명확해졌다. 비핵화 개념을 정의한 뒤 그에 이르는 세부 단계와 상응조치를 ‘맞교환’하는 합리적인 로드맵을 짜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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