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서초동에서는 지난달 21, 28일에 이어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앞서 지난 3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한 대규모 집회의 맞불 성격이다. 5일 서울 성모병원 앞에서는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도 개최됐다. 조국 사태 이후 갈라진 민심이 광장에서 맞붙은 형국이다. 집회가 또 다른 집회를 부르는 악순환이다. 통합의 정치는 실종됐고 광장에서의 극한대립만 증폭되는 양상이다.
상대 진영의 집회를 놓고 정치권은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맞서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5일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여권이 동원한 ‘관제데모’로 규정하고, 정부·여당이 국민을 둘로 쪼개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3일 광화문 집회를 ‘동원집회’라고 평가절하하며 공당이기를 스스로 포기했다고 한국당을 몰아세운 바 있다. 반면 자신들에 우호적인 집회는 자발적인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각각 수백만 명 참석을 운운하며 세 대결에만 골몰하고 있다.
어떤 시민이든 광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 표출할 수 있다. 비록 조국 사태 이후 여론이 갈라졌다고는 하나 모두 나름의 이유는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런 시민의 집회를 정치권이 제 입맛에 맞게 부추기거나 왜곡시킨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집회가 본래의 성격을 넘어 정치권의 대리전 성격을 띠는 세 대결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오는 9일 보수 진영은 또다시 재맞불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식의 거듭되는 악순환이 어떤 사태를 불러올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 현장마저 조국 이슈로 뒤덮이면서 민생 현안 논의는 사라진 지 오래다. 오직 여기서 밀리면 총선에서 끝장이라는 정치공학만 남았다. 그러나 이런 정치적 셈법이 총선 승리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따라서 정치권은 이제라도 선동적 세 대결을 자제하고 제도권 정치를 되살려야 옳다. 그간의 과정이야 어떻든, 극한으로 치닫는 광장에서의 대립을 멈춰세우는 것도 정치권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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