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국제신문이 주최한 ‘지역 경제 기(氣)살리기 정책 콘퍼런스’에서 나온 “부산은 수도권의 맞불이 되어야 합니다. 부산을 넘어 동남권은 물론 영남권까지 아우르는 거대 규모의 새로운 수도권을 만들어야 합니다”는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의 발언은 국가 수출의 심장이었던 역동적인 과거를 뒤로 하고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부산의 경제를 살리는 메시지로 매우 적절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역을 대표하는 언론사가 추락하는 지역경제를 보다 못해 ‘부산 쫌 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에 대한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의 응원 메세지는 직관적이었고, 외국 사례를 통한 설명은 매우 구체적이고 논리적이었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책임지는 위원장이 ‘부산’이 가진 경쟁력에 대해 동남권을 국가경제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발전시킬 수 있고 수도권 일극화라는 망국병을 치유할 수 있다면서 부산을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라고 부산 시민보다 더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는 배경은 무엇일까?
아마도 국내 경제가 산업화 이후 처음 겪는 저성장의 위협을 본격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전체 인구의 과반, 100대 기업 본사의 91%가 밀집돼 있는 등 중앙집권적인 성장으로 써 내려온 한국경제의 고성장 신화는 더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오히려 수도권은 비정상적인 과밀화로 효율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지역은 저성장의 악순환이 지속됨에 따라 소멸의 위기에 내몰렸지만 뚜렷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단언컨대 현재 ‘R의 공포’에 대한 경고음이 경제 전반에 울리는 상황에서 거의 유일한 해법은 국토의 효율적 활용을 바탕으로 멈춰 있던 국가균형발전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것이다. 지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시키고, 수도권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절대가치가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작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과 수도권의 균형이 맞춰질 때까지 각 지역에 맞는 발전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수도권 개발보다 반드시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특히 부산은 동남권 800만 명, 대구 및 경북까지 포함한 영남권 1300만 명 인구가 살고 있는 권역의 중심도시이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대척점에 있다. 부산이 수도권의 그늘을 벗어나 독자적인 경제권을 형성한다면 우리는 국토를 수도권과 영남권 양대 축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가균형발전 전략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부산이 현재 추진하는 3대 핵심 현안사업이 제 시기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
먼저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인천공항 발전정책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허브공항을 보완하고 독립적으로 발전이 가능한 관문공항을 동남권에 건설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국가 항공 물류산업 발전에 있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인구 5000만 명이 살고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이 있는 상황에서 동남권 관문공항은 지역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동남권 민심을 반영한 총리실의 최종 검증결과가 조속히 발표되길 기대한다.
또한 주력산업의 침체로 새로운 먹거리 산업이 필요한 시점에서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와 ‘부산형 복합리조트’의 건설은 고부가가치 관광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해서 하루빨리 추진돼야 한다. 특히 경쟁국인 일본이 과감하게 관련법을 개정해 2025년까지 최소 3개 이상의 복합리조트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관련법 개정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답답할지경이다. 글로벌 관광시장이 대형 복합리조트를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관광도시를 지향한다면 대형 복합리조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대규모 외자 유치를 위한 조속한 관련법 개정 논의가 지금부터라도 시작돼야 한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말처럼 모든 일에는 ‘적기’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는 늦어져서는 안된다.
부산상의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