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는 ‘스마트(smart)’이다.
“엄마가 내 휴대전화를 뺏어갔다. 그래서 냉장고로 트윗하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영국의 가디언지 등 외신을 통해 국내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다. 도로시라는 15살 미국 소녀의 스마트폰 중독이 심해지자 엄마가 스마트폰을 압수했고 도로시가 ‘LG 스마트 냉장고(LG Smart Refrigerator)’로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것이다. 당시 켄터키주에 사는 도로시는 엄마에게 스마트폰을 압수당한 뒤 소셜미디어 접속을 위한 대체 기기를 찾기 시작했다.
트위터에 접속하지 못할 경우 트위터 친구들을 잃게 될 것을 염려한 소녀는 처음에는 게임기인 닌텐도 3DS를 이용해 트위터에 접속해 글을 올렸다. 이 트윗 이후 도로시의 트위터 계정에는 “도로시가 닌텐도로 트위터에 접속한 것을 알았다. 이 계정은 폐쇄될 것”이라는 그의 엄마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트윗이 올라왔다. 도로시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도로시는 스마트 냉장고를 떠올렸고, 결국 트위터 접속에 성공했다. 이번만큼은 도로시의 엄마도 양손을 들었다. 냉장고의 인터넷 접속 차단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도로시가 올린 이 트윗이 1만2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온라인 공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트위터도 ‘도로시에게 자유를(#Free Dorothy)’이라는 해시태그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도로시 편을 들고 나섰다.
필자가 이 사연에서 주목하는 것은 사실 스마트 냉장고다. 스마트 냉장고에서는 이미 라디오와 영화, 음악 감상은 물론 웹서핑, 유튜브 등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대부분이 가능하다. 냉장고도 스마트폰처럼 계속 진화 중인 것이다. 냉장고뿐만 아니라 AI스피커, 세탁기, 에어컨 등 모든 가전제품이 스마트화되어가면서 똑똑해지고 연결되어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개별 가정과 개인의 라이프 데이터를 제공해준다는 점이다.
아마존은 2017년에 유기농 식품체인점 홀푸드를 137억 달러(우리돈 16조3000억 원)에 인수한다. 아마존의 슬로건은 “내일 주문하셨습니다. 오늘 배달되었습니다”이다. 아마존은 수많은 IoT(사물인터넷) 기기로 수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이 주문하기 전에 미리 상품을 준비하는 ‘예측 배송’ 서비스를 내놓고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개념은 간단하다. 빅데이터분석으로 고객의 주문확률이 높은 상품을 선별하고 해당지역에 상품을 실은 택배차량을 미리 배치해 놓는 것이다.
관건은 빅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이다. 삼성전자보다 페이스북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종업원이 30만 명이 넘고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시가총액은 291조 원에 이른다. 페이스북은 종업원이 2만 명에 불과하고 직접 생산하는 제품과 서비스도 없다. 하지만 시장가치는 600조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빅데이터들이 가정과 공장을 넘어 도시단위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곳이 바로 ‘스마트시티’이다.
‘스마트시티’는 빅데이터를 IoT(사물인터넷)등을 통해 수집해 5G망을 통해 고속으로 전송하고 이를 AI(인공지능) 기반으로 분석해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교통관제를 예로 들면 지금의 교통신호체계가 시간대별로 설정돼 있다면 앞으로는 건널목에 사람이 없을 경우 신호등이 자율적으로 판단해 계속 주행신호를 보내는 식이다. 청소수거업무도 마찬가지다. 청소수거업체인 미국 ‘빅벨리솔라’는 쓰레기통에 IoT센서를 부착한 뒤 쓰레기통에서 보내는 신호에 따라 수거일정과 동선을 조정한다. 그 결과 수거빈도를 종전보다 70~80%까지 줄이면서도 업무처리는 훨씬 효율화됐다. 제품이 스스로 생각하고 먼저 말을 거는 세상인 것이다.
이러한 사례들의 총집합이 바로 스마트시티이다. 데이터가 더 많이 수집되고 원활하게 공유될수록 스마트시티에서는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한 생활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스마트시티의 치명적 약점은 ‘보안’이다. 중앙시스템에 최적화된 스마트시티의 IoT는 한 번 해킹당하면 문제가 심각하다. 5G가 4G에 비해 속도가 20배 빠르다는 뜻은 해커들의 공격속도도 20배 빨라진다는 의미이다. 5G의 초연결성은 한 번 공격당해 뚫리면 연결되어 있는 모든 곳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바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데이비드 스티븐슨은 저서 ‘초연결’에서 20년 후 세계 총생산의 70%는 ‘스마트 시티’ 혹은 ‘블록체인 시티’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마트시티와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 2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가 바로 부산이다. 기회는 주어졌다. 이를 어떻게 활용해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부산의 미래가 달려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