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열린다. 특히 올해는 100회째 대회여서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 열리는 전국체전은 다른 스포츠 대회와는 확실히 차별이 된다. 내 기억 속의 전국체전은 엘리트 체육인의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속에서 진행됐고 많은 국민과 매스컴의 관심 속에서 치러졌다. 항상 북적거리는 사람들과 응원단 속에서 경기가 진행돼 경쟁을 위한 대회가 아닌 축제에 참가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던 대회였던 것 같다.
많은 선수가 전국체전을 통해 미래의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스타로 탄생했고 묵묵히 땀을 흘리는 엘리트 선수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대회였다고 생각된다.
단체종목의 경우에 전국체전에는 각 시·도에서 예선을 통과한 고교, 대학교, 일반부 남녀 한 팀씩만 출전할 수 있다. 출전하는 팀과 우수한 학생 선수들은 시·도로부터 경기력 향상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므로 전국체전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향상하기에 좋은 여건을 제공받았다. 17개 시·도에서는 지역의 체육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했고, 이는 선수에게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는 촉매 역할을 톡톡이 했다.
전국체전은 선수들이 소속 시·도의 지원에 힘입어 경기력을 향상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국가대표로 발탁될 수 있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전국체전은 우리나라의 엘리트 스포츠가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난 4일 서울에서 개막한 올해 전국체전은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로, 10일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전국체전과 더불어 한국 스포츠는 질적, 양적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왔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 100년의 역사는 한국 스포츠의 살아있는 전통이자 역사가 됐다.
그런데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체전이 이전과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시기에 열리는 유일한 스포츠 축제였는데 지금은 예전과 같은 열기를 느낄 수 없다.
각 종목의 경기 결과는 물론이거니와 매스컴에서도 올림픽 스타들의 메달 소식조차 잘 전해주지 않는다. 일반 국민도 전국체전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과거에 비해 대회의 위상과 규모가 많이 축소가 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2020년은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다. 전국체전이 마무리되면 이제 많은 선수는 내년 도쿄올림픽 메달의 꿈을 향해 담금질을 시작할 것이다.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는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응원을 하며 원정 응원까지 가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엘리트 스포츠의 올림픽과 같은 전국체전이 어디서 열리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선수들에게는 큰 힘이 되고 동기 부여가 된다. 국민이 전국체전에 직간접적으로 같이 참여하고 응원과 격려의 목소리를 드높일 때 유망주들에게는 용기가 생기고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게 하는 힘을 갖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국민의 지속적인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이런 관심과 응원은 내년 올림픽에서 한국 스포츠가 선전하게 하는 토양이 될 것이다.
전국체전은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를 지켜오며 쟁쟁한 스타들을 배출한 산실 역할을 했다. 프로 스포츠가 영역을 확장하면서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도 많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그러나 전국체전을 통해 엘리트 스포츠는 그 맥을 이어가고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굳게 확신한다. 지금도 현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모든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마사회 탁구단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