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리멤버, 우리들의 부마 /권혁범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09 18:53:47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어젯밤(지난 8일) 퇴근하며 습관적으로 집 우편함에 손을 넣으니 뭔가 잡혔다. 발신인은 행정안전부, 봉투를 뜯으니 ‘1979~2019 우리들의 부마’라고 쓴 큰 글씨가 보였다. 내용은 이랬다.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을 다음과 같이 거행하오니 참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 행정안전부 장관 진영’. 가족 중 한 명 앞으로 발송된 초청장이었다.

밀려오는 뿌듯함에 초청장을 펴놓고 사진도 찍었다. 마침 이날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 기획 시리즈의 마지막 기사, 남포동 BIFF광장에서 열린 ‘리멤버 부마’ 토크쇼 기사를 출고했다. 10월 16일이 4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국제신문은 지난해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그리고 올 들어 9일까지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2’ 기획 시리즈를 보도했다. 작년 첫 기획은 부마항쟁을 기억하고 기념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그저 평범했던 부산 마산의 시민이 군부 독재를 끝내고 우리나라 민주운동사에 큰 획을 그었지만, 이를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에 부마항쟁이 발발한 10월 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하자고 촉구했다. 시민사회가 응답했다. 추진위원회가 구성되고, 대규모 서명운동이 펼쳐졌다.

올해 2차 기획은 한 발 더 나아갔다. 홀대받은 진실을 규명하고자 했다. 1979년 10월 거리에서 피 흘리며 절규했던 ‘그때 그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항쟁의 주역을 세상으로 불러내 그들이 증언하는 날것 그대로의 진실을 들었다. 증언을 토대로 항쟁을 재구성했다. 군부가 비밀리에 작성한 문서를 발굴해 알려지지 않았던 충격적인 내용도 지면에 썼다. 자발적으로 항쟁에 나선 시민을 간첩으로 조작하고, 시위를 진압하려 공격용 헬기를 준비하고, 시위대 틈에 보안사령부의 사복 공작조가 침투하고, 군부의 ‘통치자금’으로 추정되는 거액의 대통령 하사금을 계엄군에 뿌린 사실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부마에서 ‘훈련’된 시위 진압 방식은 7개월여 뒤 1980년 5월 광주에서 신군부가 그대로 실행했다.

보고서를 ‘다시 써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흔히 ‘역사’를 ‘사건’이면서 ‘기록’이라고 한다. 부마항쟁의 역사는 지난 40년간 상당히 왜곡됐고, 감춰졌다. 1979년 10월 일어난 ‘사건’을 사실대로 ‘기록’하지 않았다. 조작하거나 꼭꼭 숨겼다.

이제라도 ‘사건’과 ‘기록’의 간극을 좁히고, 진실을 밝히려면 보고서를 다시 써야 한다. 부산 마산의 거리에 몰려나와 “유신 철폐, 독재 타도”를 외쳤던 시민은 여전히 신체적·정신적 고통에 괴로워한다. ‘빨갱이’ 낙인이 족쇄가 돼 세상으로 나오지 못하는 시민도 있다. “그 이후 내 인생이 전부 꼬였다” “지금도 10월이 되면 잠을 못 잔다” “시력을 잃어 사람을 못 알아본다” 등이 실태 조사에서 나온 진술이다. 국가기념일 지정으로 끝내선 안 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부마항쟁의 역사를 다시 정확히 기록하고,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관련자의 명예도 회복해야 한다. 할 일이 많다.

오는 16일 부마항쟁 40주년 기념식은 정부 주관으로 거행된다. 지금까지 부산과 마산이 따로 기념하던 것을 하나로 합친 의미도 크다. 5·18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광주 옛 전남도청 앞에서도 행사가 열린다. 기념식에선 국제신문 기자로 항쟁의 대열에 섰던 고(故) 임수생 시인의 시 ‘거대한 불꽃 부마민주항쟁’이 낭송된다.

‘1979년 10월 16일 / 마침내 불꽃은 치솟았다 (중략) 총칼이 번뜩이며 불을 토했다 / 장갑차가 시위대를 깔고 뭉갰다 (중략) 깃발을 들고 물결치며 행진하던 꽃들은 / 짓밟히며 땅 위에 피를 쏟았다 (중략) 우리들은 우리들의 투쟁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중략) 민중의 절대한 힘을 하나하나 찾아내 /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남겨야 한다. 부산 마산 시민의 절규와 희생을 제대로 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그래서 보고서를 다시 써야 한다. 국제신문이 ‘다시 쓰는 부마항쟁 보고서’ 완결판을 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까지 잊지 말고 기억하자. 리멤버, 우리들의 부마!

사회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근교산&그너머 <1212> 경북 의성 금성산~비봉산
  2. 2“상처 숨긴 채 살아온 미연…내면 닮아 감추고 싶었죠”
  3. 3“지도교수제·선배 멘토링, 로스쿨 승승장구 비결”
  4. 4가요계 걸크러쉬 현아, 신곡 ‘아임 낫 쿨’ 컴백
  5. 5“문 대통령 비핵화 노력 지지”…시진핑 상반기 방한 가능성
  6. 6김영춘 1차 경선 과반 얻어도 안심 못해
  7. 7청와대 “윤석열 정직처분 옳고 그름, 소송서 가려질 것”
  8. 8당정, 손실보상금 대신 4차 지원금 논의 급물살
  9. 9부마항쟁 전초 ‘9·17 못골 시위’ 주역, 명예회복 길 열렸다
  10. 10“이언주·박형준 싸움 도 넘어…검증 통해 한 명 자격 박탈을”
  1. 1“문 대통령 비핵화 노력 지지”…시진핑 상반기 방한 가능성
  2. 2청와대 “윤석열 정직처분 옳고 그름, 소송서 가려질 것”
  3. 3김영춘 1차 경선 과반 얻어도 안심 못해
  4. 4“이언주·박형준 싸움 도 넘어…검증 통해 한 명 자격 박탈을”
  5. 5청년선대본부 출범·신공항 논평…야당 보선 주자들 6色 홍보전
  6. 6김종인 수습에도…주호영 또 신공항 딴지
  7. 7당정, 손실보상금 대신 4차 지원금 논의 급물살
  8. 8박인영"국민의힘은 TK만 생각하나…부산시민 분노 알면 깜짝 놀랄 것"
  9. 9여당 3파전, 야당 6명 압축…‘보선 라인업’ 나왔다
  10. 10국민의힘 지지율 출렁에 깜짝…김종인·주호영 가덕도 찾을까
  1. 1[브리핑] 씨앤투스성진 코스닥 상장
  2. 2[브리핑] 에어부산 대마도 무착륙 비행
  3. 3[브리핑] 한은 동전교환 온라인예약제로
  4. 4주가지수- 2021년 1월 27일
  5. 5대리점 대신 온라인서 산다…‘자급제폰’ 인기
  6. 6[경제 포커스] 부산 대표 기업들 휘청대는데…바라만 보는 市
  7. 7탈부산 인구 97% 수도권行…최다 이유는 ‘일자리’
  8. 8부산 남구, 작년 4분기 땅값 상승률 전국 2위
  9. 9지역중심시대 부울경 기업을 응원하다! <하> 동원개발③
  10. 10‘간편한 한끼’ 밀키트 작년보다 3배 잘 나가
  1. 1위기가정 긴급 지원 <1> 뇌질환 투병 김소망 씨
  2. 2오늘의 날씨- 2021년 1월 28일
  3. 3위기의 대우조선, 올 77억弗 수주 목표
  4. 4양산 물금 황산로 1→ 2차로 확장 추진
  5. 5울산에 철새 여행버스 다닌다
  6. 6진주시 공모사업 대거 선정…작년 국·도비 391억 확보
  7. 7부마항쟁 전초 ‘9·17 못골 시위’ 주역, 명예회복 길 열렸다
  8. 8초등 저학년·유아부터 3월 신학기 등교수업 확대
  9. 9가덕신공항 기술검토 용역 진행…6월까지 활주로 등 최적안 도출
  10. 10“월세 안 받을게요” 양산 착한 건물주 화제
  1. 1체육단체장으로부터 듣는다 <1> 부산시체육회 장인화 회장
  2. 2류현진 든든한 내야 우군 얻었다
  3. 3kt 2연패…공동 5위로 밀려
  4. 4롯데 루키 나승엽 1군 스프링캠프 포함 눈길
  5. 5김시우 PGA 시즌 2연승 도전
  6. 6프로야구 ‘유통더비’ 눈앞…롯데 지갑 열까
  7. 7손흥민 시즌 ‘10-10 클럽’(10골·10도움 이상) 가입
  8. 8새 부산농구협회장, 전철우 대표 당선
  9. 9프로축구 아이파크, 미니프런트 7기 모집
  10. 10‘첼시의 전설’ 램퍼드 감독 불명예 퇴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진보당 노정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릴레이 인터뷰
국민의힘 이언주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축소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선택
탈산업화시대 연착륙을 위한 필수조건
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시대 부산교육의 진화 /김석준
에코델타시티에 스마트 응급외상시스템을 /이상현
기자수첩 [전체보기]
문재인 대통령 ‘123분 신년회견’에 지역은 없었다 /정유선
비판에 귀 닫은 부산교육청…이 기사도 감출건가요? /김화영
김석환 칼럼 [전체보기]
‘능력주의’와 ‘예타만능’이라는 거짓말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해 뜨는 아침, 겨울 산의 속살을 보라
정치적이기엔 너무도 문명적인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관현맹인과 여악의 전통
동래부동헌에 풍악이 울리다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2+1 책임제’ 족쇄로 안 남으려면 /유정환
‘신산업 도시 부산’의 필요조건 /이석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사다리 받쳐주기
코로나 고양이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가을의 시간을 맞으며
이주의 시대와 문학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목포 ‘중깐’의 딜레마
불로초 감귤
사설 [전체보기]
부산 시내버스 긴 배차간격 등 불편 최소화해야
외환위기 이후 첫 역성장…올해 반등세 전력을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공유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원격의료 도입의 조건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비핵평화, 중단없이 가야 할 길
한반도 비핵화는 어떻게 되나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최고의 기쁜 날
퇴폐미술의 낙인
이홍 칼럼 [전체보기]
카리스마에 대한 오해
독성 리더십
장병윤 칼럼 [전체보기]
알바트로스, 오 알바트로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영남권 메가시티로 가는 길
서울에서 멀어지면 불안한 나라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불멸의 연인
연말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겨울나기
메리 크리스마스
특별기고 [전체보기]
부산 코로나 병상 부족 현실화…생활치료센터 설치 힘 모아야 /고광욱
우리의 희생 기억해준 한국에 감사 /빈센트 커트니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김홍도의 ‘논을 가는 소’
김홍도의 ‘주상관매도’
  • 유콘서트
  • 18기 국제아카데미 모집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