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인문학 칼럼] 네타냐후의 민주주의 /윤성덕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 최근 수뢰·여론조작 혐의…수세 몰리자 조기 총선

경찰 매도, 언론 비난도…장기집권이 독재 낳았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09 18:59:48
  •  |  본지 3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현 이스라엘 수상인 빈야민 네타냐후는 1993년 처음으로 리쿠드 당의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최연소 수상으로 일했다. 그 후 잠깐 정계를 떠나 있던 그는 2009년 다시 수상이 되었고, 지금까지 수상직을 유지하여 최장수 수상이 되었다.

이런 이력만 보면 네타냐후 수상은 의원내각제를 실시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민주적인 선거 결과에 따라 통치하고 있는 정치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이스라엘에서는 두 차례나 국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는 일이 벌어졌다.

먼저 네타냐후 정부 내부에서 정통파 유대인들의 징집제도를 놓고 이견이 생겼고, 네타냐후 수상의 부패 혐의가 불거지자 이 정세를 타계하기 위해서 총선을 선택했다. 그래서 지난 4월 9일 총선을 실시했고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35석, 반대파인 베니 간츠의 카홀라반당이 35석을 차지했다. 선거결과는 동률이었고 누구도 과반수인 61석을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네타냐후를 지지하는 우파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였으므로 정부 구성권을 잡았고, 연합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그러나 정해진 기한에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자 결국 재선거가 실시됐다. 지난달 17일 이스라엘은 다시 총선을 실시했고 네타냐후 총리가 32석, 간츠가 33석을 얻었다. 그러나 역시 네타냐후를 지지하는 우파 정당이 더 많았기 때문에 네타냐후가 정부 구성권을 받았고, 현재 두 번째로 연합정부를 구성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득표수에서 보듯 이스라엘 사회는 네타냐후를 지지와 반대 세력 둘로 갈라져서 당분간 민심이 변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반복되는 선거전은 국가의 미래를 향한 장기적인 계획이나 노선보다는 부차적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상대 후보나 그들이 대표하는 인구집단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과 감정적인 선동으로 변질되고 있다.

벌써 10년이 넘게 수상직을 연임하고 있는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경제를 안정시켰고 팔레스타인 사람의 테러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다는 이유로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그는 기업가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받은 혐의, 언론에 개입하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 이스라엘 최대의 통신회사가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이다. 그러므로 그는 선거에서 승리해야 할 절실한 이유가 있었으며, 새로 구성할 정부에서 현직 수상의 면책특권을 규정하는 법률을 제정하여 시간을 벌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지지 세력을 규합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현재 불법점유하고 있는 요단강 서안 지역을 이스라엘 영토로 병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상을 완전히 포기하겠다는 말이었다. 네타냐후는 두 번째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스라엘 국적 아랍인 정당인 발라드당이 불법투표 행위를 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많은 득표를 했을 리가 없다면서, 아랍지역 투표소에서 불법적인 행위가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카메라를 설치하는 법을 발의했지만 실패했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차별 정책이며, 그렇지 않아도 투표율이 높지 않은 아랍 유권자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정책이었다. 또 네타냐후는 소규모 우파 정당들과 제휴하여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정당이 대마초를 합법화하자고 주장을 하든(제훗당),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한 범죄자를 떠받드는 인종주의적 정당이든(오쯔마 예후딧당) 가리지 않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랍인들이 우리를 멸망시키러 온다’고 인종주의적인 발언을 하면서 안보불안 상황을 확대재생산했고,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지지자로 묶으려고 노력한 것이다.

민주주의는 국가기관과 사회기관들이 서로 견제하며 제 역할을 할 때 실현 가능한데, 네타냐후 수상은 자기의 혐의를 조사하는 경찰을 매도하고, 비판적인 언론은 마녀사냥을 한다고 비난하여 이런 기관들을 무력화하고 상대화시켰다. 민주주의는 시민 개인이 공정하게 자기평가를 통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데, 네타냐후는 야당 의원들을 ‘배신자’라고 부르며 권력의 시녀가 되기를 종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군사적 점령과 인명 살상 등을 교묘하게 세탁한 언어로 감추면서 유권자들이 제대로 된 그림을 볼 수 없게 만들었다. 결국 자유 민주주의는 간판일 뿐이고 진실을 조롱하고 평등과 정의와 정직을 부인하는 선동적이고 차별적인 대중정치만 남게 된 것이다.

네타냐후는 민주주의 국가의 적법한 수상이다. 그러나 독재는 실패한 민주주의가 낳는 자식임을 유념해야 한다.

건국대 중동연구소 전임연구원장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최초 수륙양용버스 이번엔 정말 뜰까…다음 달 용역 착수
  2. 2“서울 분점 낸 적 없어요” 해운대암소갈비집이 소송 낸 까닭
  3. 3숨진 한국해양대생 빈소에서 터져나온 ‘을의 울분’
  4. 4문상모·백순환·이기우, 저마다 “조선업 회생 해결사” 자부
  5. 5“조경태 5선 저지 저격수로 내가 적임” 이상호·남명숙 양보없는 레이스 돌입
  6. 6약사 선후배간 정면 승부 “본선행 티켓 주인은 나야 나”
  7. 7통합당 공관위, 부산 예비후보들에 공천결과 승복 당부
  8. 8의심환자 음성 판정에 “휴~”…검사원들 바이러스와 사투
  9. 9테니스 세계 82위 권순우 50위권 또 깼다
  10. 1050대 자영업자 삶 만족도 낮아…임대료 쌀수록 가게 오래 유지
  1. 1 문재인 대통령 “중국 상황 나빠지면 국내 타격…사스·메르스보다 큰충격”
  2. 2 文 “세제완화·규제혁신 검토…임대료인하운동 화답조치”
  3. 3부산 중구 보수동 행정복지센터, 부산항보안공사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4. 4바른미래 9명 셀프제명, 당 해체 수순
  5. 5 文 “예산조기집행만으로 부족…예상넘는 상상력 필요"
  6. 6부산 중구 중앙동 주민센터 자율방역단, 코로나19 예방 환경소독 및 방역 실시
  7. 7'조국'이냐 '反조국'이냐...'조국 수호' 논쟁으로 달궈진 민주당 경선
  8. 8김무성 “이언주 중영도 전략공천 땐 표심 분열”
  9. 9 文 “비상경제시국…전례 따지지 말고 특단대책”
  10. 10부산 중구 2020년 호텔 룸메이드 양성과정 교육생 모집
  1. 1금융·증시 동향
  2. 2부산 ‘연계형 뉴스테이’ 잇단 포기로 좌초될 판
  3. 3부산중기청, 제조 소기업 성장에 ‘최대 5000만 원’ 바우처 지원
  4. 4수소차 강국 놓고 한·중·일 삼국지…각국 전시회로 대리전 후끈
  5. 5부산시 고용우수기업 선정해 각종 혜택
  6. 6삼성전자 등 8개 기업만 35년 연속 매출 50위권 유지
  7. 7 와이즈유 전시기획사 자격증 대거 획득 外
  8. 8 브랜드비
  9. 9 더욱 날렵해진 외관…급가속·급출발에도 연비왕 면모까지
  10. 10주가지수- 2020년 2월 18일
  1. 1대구시, 31번 확진자 동선 일부 공개… 한방병원·교회 등
  2. 2김무성, "이언주 전략공천은 정의롭지 못해", 김형오 공천에 정면 반박
  3. 3 ‘코로나19’ 31번째 확진환자 대구서 발생
  4. 4정부, 공군 3호기로 日크루즈 내 국민 이송 협의 중
  5. 5부산시, 청년 3000명에 월세 지원…3월 10일까지 접수
  6. 6순천완주고속도로 사매 2터널 사고 사망자 4명 중 2명 신원확인
  7. 7교통사고 피하려 급정거…출근길 낙동대로 차량정체
  8. 8‘코로나19’ 국내 31번째 확진자 대구서 발생…해외여행력 없는 61세 여성
  9. 9지난달 중국 방문한 30대, 폐렴증상 사망…코로나19 감염 확인중
  10. 10동명보부상 참여기업들 수출증가 뚜렷 화제
  1. 1첼시 VS 맨유 프리미어리그(EPL) 선발 라인업 공개
  2. 2빙속 김보름, 종목별 세계선수권 매스스타트 은메달···‘3년 만의 시상대 복귀’
  3. 3김정은 공백에도 신한은행 꺾은 우리은행...4연승 1위 굳히기
  4. 4‘변화구 합격점’ 롯데 새 용병 라이브피칭서 빛난 진가
  5. 5토론토 1루수 쇼 “아버진 박찬호, 나는 류현진과 호흡”
  6. 6테니스 세계 82위 권순우 50위권 또 깼다
  7. 7부산 ‘정트리오’ 막내 기꼬 , 바이애슬론 깜짝 3위
  8. 8손흥민, 챔스리그 16강서 6경기 연속 골 도전
  9. 9‘LPGA 20승’ 박인비 세계랭킹 11위로 껑충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각본상 ‘기생충’과 문학·문학인의 자리 /김광수
‘견제와 균형’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바라며 /백상훈
기자수첩 [전체보기]
화포천습지, 보호대책 서둘러야 /박동필
장난치지 말고··· /신심범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강강술래와 농악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정홍주
전염성 있는 신뢰를 찾습니다 /최영지
도청도설 [전체보기]
감천할매들의 예술
명지의 청년풍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내심(內心)의 소리 듣는 시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10주년
따끈한 쌀밥에는 명란젓
사설 [전체보기]
황당한 안내 표지판, 국제관광도시 부산 갈 길 멀다
청년 창업 인프라만 만들어 놓는다고 활성화되겠나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미동맹, 이상없다”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호의가 낳은 명작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설 연휴 무탈하셨는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나의 LP 이야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바이러스와 기생충
와인의 소리
특별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