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가 반여·반송동 일원 국유림에 도심형 국립숲체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숲 속에 체험 및 치유·교육·숙박시설 등을 만들어 즐기는 일종의 산림욕장이다. 산림청 사업으로 선정되기만 하면 사업비를 전액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숲체험 시설 설립에 부산도 뛰어든 모양새다. 하지만 숲체원 조성이 행정기관의 막연한 환상에 그치지 않으려면 고민해야 할 사안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숲체원 대상 사업지의 삼림환경이 탁월하다는 점이다. 이는 분명 장점이지만 그런 만큼 섣불리 변형되는 데 대해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사업 후보지로 거론되는 반여·반송동 임야는 장산의 일부로 지난 4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이다. 비무장지대 내의 삼림보다 보존상태가 좋다고 한다. 숲체원은 시설의 특성상 대규모로 조성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추진되는 면적도 135만 ㎡나 된다. 경관이 우수한 기왕의 자연을 훼손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말이다. 사람을 위한다면서 사람에게 더 좋은 것을 나눠주는 숲을 해쳐서는 안 될 일이다.
숲체원은 사업비 또한 대규모로 투입된다. 구청이 추산하는 해운대 숲체원 예산 규모는 250억 원이다. 설립뿐 아니라 이후 운영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수익이 나지 않으면 고스란히 운영 주체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구청 용역에선 비용 대비 편익(BC)이 1 이상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 결과는 장담 못 한다. 3년 전 설립된 국립백두대간산림치유원의 경우 1400억 원이 넘는 조성비가 투입됐으나 개장 첫해 매출과 이용객이 예상치의 20% 안팎에 머무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 국감장에서 호된 질책을 받기도 했다.
해운대 숲체원은 아직 구청의 아이디어 차원일 뿐이긴 하다. 산림청은 물론 토지소유주인 국방부와의 협의 등 절차도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계획 초기부터 세금 투입의 효과는 극대화하면서도 자연 훼손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꼼꼼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잘만 되면 국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지역 발전도 꾀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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