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같이 도시도 세월에 따라 늙어간다. 각종 생활 인프라와 주거시설 등이 점점 낡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시설 전반을 제때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 두면 노후 속도가 빨라지고 주민 불편도 커질 수밖에 없다. 그 점에서 노후화 중인 해운대 신시가지에 대해 관할 자치단체가 미래플랜 짜기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고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부산 최초의 계획도시인 이 지역에 건립된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 수만 2만9160세대로, 신시가지 전체의 92%에 달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해운대구의 계획은 좌동 일대 해운대 신시가지의 이름 변경을 포함한 미래플랜 용역을 내년 초에 발주한다는 것이다. 용역을 통해 신시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바꾸겠다는 의도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이곳은 노후화가 계속 진행되는 반면 아파트마다 장기수선 충당금 등의 사업비가 턱없이 부족해 각종 시설물 개선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다. 게다가 과거 지구단위계획 수립 때에는 제외됐던 제척지와 유휴부지,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이 장기간 방치돼 슬럼화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1987년의 지구단위계획에 의해 조성된 해운대 신시가지는 인구 12만 명에 3만3000가구 수용을 목표로 1991~1997년 개발되었다. 분양을 거쳐 1996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금은 도로 교통체증이 심하고, 인구수는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다. 1999년 10만4200여 명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9만3800여 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생활주거지역으로서의 흡인력이 떨어졌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으니 종합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필요한 시기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실태 파악뿐 아니라 관련 예산 확보 계획, 관계기관들과의 협의 등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해운대구는 구의회 및 부산시와의 협의가 없었고 핵심인 예산 확보방안도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니,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될 만하다. 따라서 이제라도 협의 과정을 거치고, 주민들 대상의 공론화 작업을 준비해야 한다. 면밀한 사전 검토와 의견 수렴이 제대로 이뤄져야 체계적인 추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당위론이나 의지만 갖고서는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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