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노인 보행안전 문제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전국에서 노인들이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가장 많이 당한 곳 그리고 다발지역의 노인 보행자 사망사고가 전체 노인 보행자 교통사망 중 가장 높은 비율이 모두 부산으로 나타나서다. 명색이 보행친화도시를 부산시정의 중요 기치로 내세우고 보행환경 혁신에 힘을 기울이는 부산시로서는 낯뜨거운 지표다. 교통약자인 65세 이상 노인들이 마음 놓고 걸어 다니기 어렵다는 뜻이니 말이다. 이래서는 보행친화도시가 무색하다.
이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소병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제 발표한 도로교통공단 국정감사 자료에서 드러났다. 내용을 보면, 지난해 보행 중 노인의 교통사고 다발지역 전국 상위 10곳 가운데 부산진구 부전동 새싹로 14번길 부근(부전시장 인근)이 15건으로 1위였다. 또 중구 남포동 6가 신천지시장 부근이 11건으로 3위, 해운대구 반송주공아파트 정문 부근이 10건으로 7위에 올랐다. 동구 초량동 부산역 앞과 영도구 청학시장 부근도 각각 8건으로 상위권에 포함됐다.
게다가 부산의 사망비율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전국에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3건 이상 발생한 다발지역의 사망자 수는 총 190명으로, 전체 노인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 중 22.6%로 나타났다. 반면 부산은 47.4%(38명 중 18명)로 전국 광역단체에서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국 평균보다도 배가 넘었다. 그만큼 부산의 도심 보행환경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면, 노인들의 교통사망자 수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부산시는 이 같은 결과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울러 부산의 노인 보행사고 다발지역(59곳)에 대해 사고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방지·저감책을 조속히 수립 시행해야 마땅하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전국 교통사망자 3781명 가운데 보행자가 39.3%(1487명)이고, 이들 중에서도 노인이 56.6%를 차지하니 말이다. 그 점에서 노인보호구역을 노인시설뿐 아니라 노인이 자주 다니는 장소까지 확대하는 도로교통법의 개정을 비롯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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