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며 운동하기에는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잦은 태풍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맑게 갠 하늘 사이로 비추는 따뜻한 햇살은 마음을 깨끗이 정화해 주는 느낌이다.
요즘 방송 매체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방문해 문화현장을 탐방하고 그 지역의 다양한 먹거리와 레저·스포츠 활동을 체험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이 다수 방영되고 있다. 이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욜로(YOLO,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 시대의 대표적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이미 유럽에서 프로축구 리그를 통해 스포츠 관광의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됐다. 필자가 올해 초 독일을 방문했을 때 뮌헨역의 FC 바이에른(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의 팀) 상점은 유명 쇼핑거리에 3층 규모의 단일건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인산인해를 이룬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광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독일에서의 축구의 인기와 스포츠산업의 시장성을 짐작할 수 있었다.
1990년 초부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라이벌인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투어 프로그램을 구성해 스포츠 관광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일반 축구팬이 경험하기 어려운 선수대기실과 그라운드 입장 통로, 인터뷰실 등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좋아하는 선수를 골라 합성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하며 관광객에게 다양한 이벤트도 제공하고 있다.
이런 스포츠 관광 상품은 그 지역의 여타 관광 상품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의 입장료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면 FC 바르셀로나의 축구 박물관은 스페인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구엘공원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미국에서도 매년 4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라스베이거스는 미국럭비협회와 협조해 도시 중심에 위치한 페레몬트 스트리트에서 럭비 전야제를 진행한다. 자연스럽게 선수와 관광객이 동시에 참여하는 스포츠 이벤트 및 체험 활동을 할 수 있게 유도하는 전략적인 운영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관광 산업과 스포츠는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등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두루 개최한 명실상부한 스포츠 선진국 반열에 들었다. 하지만 유럽 및 다른 스포츠 선진국에 비해 프로 팀의 낮은 경기력과 스포츠 스타 부재 등으로 스포츠 관광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월드컵기념관을 ‘풋볼 팬타지움’으로 리모델링해 체험형 축구 테마 박물관을 만들고 서울올림픽기념관을 국립체육박물관으로 확대 개관해 관광 상품화할 계획을 추진하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 전북 전주는 한옥마을배 배구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부산은 동부산관광단지의 야구 테마파크 조성은 물론 스카이라인, 루지, 스포츠 파크, 호텔 등 관광과 스포츠를 융합한 종합스포츠시설을 구축해 연간 2000만 명의 방문객 유치와 1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은 이미 관광과 먹거리, 스포츠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지만 단순히 이들 자원을 융합시키는 차원에 머물 것이 아니라 부산만의 스토리와 테마를 적용해 스포츠 관광 상품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중국과 일본 등 인접 국가는 물론 국내 다른 지역의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할 때 사직운동장에서 야구를 보며 독특한 응원 문화를 체험하고 부산 어묵을 먹으며 자갈치 시장을 관광하고 해운대의 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다양한 스포츠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부산시는 의료 관광뿐만 아닌 해외 스포츠 관광 시장의 사업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벤치마킹해 세계적인 스포츠 관광 도시로 재탄생해야 할 것이다.
영산대 태권도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