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제행사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을 맞이할 김해 군 공항 의전실이 워낙 낡아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다. 내달 25, 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공군이 지난 8월 귀빈 의전실인 ‘나래마루’를 점검한 결과, 여러 곳에서 하자가 발견됐다. 지붕과 공용 화장실 타일은 부분적으로 깨져 있었고 복도 마감재가 들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속한 보수가 뒤따르지 않으면 자칫 본의 아니게 국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사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 점검 후 공군 측이 보수를 위한 예산 지원을 부산시에 요청했으나 시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다급해진 공군은 자체적으로 나래마루를 수리한다는 계획을 뒤늦게 세웠지만 아직 필요한 예산 규모조차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공사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기한 내 끝내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시의 처지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지방재정법과 지방자치법, 예비군법 등 관련 법 어디에도 지자체가 군 시설을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는 만큼 무턱대고 도와주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갖고 있는 의미를 고려할 때 시가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직접 예산 지원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외교부나 국방부 등 중앙 부처와 긴밀하게 접촉해 하루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부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부산만 아니라 국가 차원의 행사라는 점을 인식하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출범 3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데다 국내외 참석자만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열리는 최대 규모의 다자간 회의인 동시에 현재 야심차게 추진 중인 신남방정책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중차대한 국제 행사가 각국 정상의 입국 의전 때부터 어긋나서야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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