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복지관이란 장애인을 주체로 국가 및 사회적으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인권을 보장받도록 하고, 사회에서 장애인도 비장애인처럼 대등한 대우를 받도록 하는 제반 기초정책을 만들어 가는 곳이다. 따라서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1980년대 이전까지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정책은 체계적인 연구 및 정책 수립도 없이 단순히 수용과 수혜 중심으로 정책이 추진될 정도로 장애인복지에 대한 인식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장애인 복지정책은 1981년 UN이 세계장애인의 해 선포를 기점으로 대전환점을 맞고 짧은 기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제고 정부 정책이 수립되면서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이 72조 5148억 원이며 그중 장애인 분야의 예산이 2조 7825억 원(3.83%)에 이를 정도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입되고 있다. 실제 이렇게 정부에서 장애인 복지에 큰 예산과 온갖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복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복지관 운영 실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2019년 9월 현재 전국 복지관은 237곳이다. 부산에는 15곳이다. 필자도 뇌병변 장애인 1급이다. 장애인이 사회에 나가는 데 있어 가교역할을 하며 디딤돌역할을 하는 것이 복지관의 할일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복지관 분야에서 17년간 근무했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느낀 점이라면 복지관은 하나의 문화센터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물론 우리나라 전체 복지관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복지관에서 하는 사업들이 그렇다. 프로그램 몇 개 만들어 사업 계획서를 작성한 후 구청에 제출하고, 복지관에 따라 보통 12억~13억 원씩의 1년 예산을 받아 운영한다. 이토록 많은 예산을 받아 운영할 때는 장애인들의 삶이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텐데 매년 같은 프로그램을 숫자만 끼워 맞춰 되풀이하는 형국이다. 창의적 마인드를 찾아보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점은 우리나라 복지관들이 대체로 수탁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법인에서 관장을 채용해 복지관을 수탁한다. 임기가 있어도 크게 결격사유가 없는 한 이사회에서 인준만 받으면 몇 번이고 연임을 하기 때문에 관장들이 타성에 젖어 새 복지사업을 벌이기보다도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많다.
복지관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관장이 마인드가 있고 보다 미래지향적이어야 하지만 대부분 그렇지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주무 관청인 구청에서 연간 2, 3차례 지도점검을 하는데, 주로 예산 부분만 점검하지 프로그램 내용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관장이 무슨 일을 하는지 파악조차 않는 것이 가장 큰 병폐 중에 하나이다.
필자는 장애인 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보아왔다. 관장임기제를 몇 회까지만 하고 학교교사와 공무원들처럼 순환근무를 실시한다면 관장들이 경각심을 갖고 소속 복지관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부산에는 시립장애인 복지관이 단 두 곳인데 부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부산시각장애인복지관이다. 시에서 관리 운영을 하기 때문에 복지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2019년 6월 현재 부산에는 뇌병변장애인 1만9952명이 등록되어 있는데도 연간 총이용자는 400여 명에 불과하다. 치료 받는 장애 어린이와 성인 이용객을 합친 누적 이용객 규모이다. 뇌병변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 답답하다. 수많은 복지서비스와 케어를 받아야 할 뇌병변장애인들이 많은 데도 제자리에서 맴돌며 도저히 발전하지 않는 현실이 말이다.
아울러 부산광역시장애인종합복지관과 부산시각장애인복지관처럼 부산뇌병변복지관도 시립복지관으로 전환시켜 장애 정도 및 유형에 맞는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영한다면 잠재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 기관은 부산에 단 한 곳밖에 없는 데다, 부산 전 지역 뇌변병장애인을 대상으로 복지서비스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시립복지관으로 전환될 필요성이 충분하다.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부산지회 전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