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을 위한 두리발과 자비콜 택시 운영이 예산 부족으로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부산시가 올해 본예산을 짜면서 9개월분 124억 원만 편성한 탓이다. 운영 주체인 부산시설공단은 남은 3개월 치 필요분을 37억 원으로 보고 추가 확보를 위해 시를 설득했으나 여의치 않자 은행 대출을 고려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교통약자 편익증진을 외치던 부산시가 정작 예산 편성엔 인색하니 ‘그동안의 약속은 대체 무엇이었나’는 생각이 든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두리발 차량 교체와 증차, 이용대상 확대 등을 몇번이고 공언했다. 두리발과 자비콜은 온갖 문제점 때문에 부산시가 개인택시조합에게 운영권을 받아 직영 체제로 바꾼 게 불과 반년 전 일이다. 할인된 요금만큼 세금이 투입되는 기본 구조에 변함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 민간 위탁 때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돈이 드는 게 당연하다. 1년 치 예산을 편성해도 연말엔 부족할 수 있는데 처음부터 9개월 치만 줬으니 결과는 뻔하다. 두리발을 30대나 늘려놓고도 돈이 없어 기사를 채용하지 못한다니 어이가 없다.
장애인 교통수단 운영 예산이 매년 급증하는 건 맞다. 작년만 해도 두리발에 64억 원, 자비콜에 43억 원 등 총 107억 원이 들어갔다. 올해는 이미 투입된 돈과 추가 예산을 합하면 161억 원으로 1년 새 50억 원 이상 늘었다. 6년 전 60억 원 수준에 비하면 3배 가까운 증가세다. 전적으로 이용자 수나 횟수가 증가한 때문이면 그만큼 장애인 편의가 증진됐다는 뜻이 된다. 반면 부정이나 과잉 청구가 의심되면 시가 조사에 나서야 할 일이다. 돈은 안 주고 비용 절감 계획만 내놓으라는 부산시 요구는 앞뒤가 맞지 않다. 세금을 아끼고 싶으면 운영비 폭증의 원인 분석이 먼저라는 말이다.
부산시는 그동안 나름대로 선도적인 장애인 이동수단정책을 펴왔다. 운영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것부터 바로잡아야지 무조건 예산부터 옥죄는 방식으로 대응해선 곤란하다. 무엇보다 어떤 이유에서든 공공의 장애인 교통수단이 멈춰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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