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의 지역언론 차별을 강하게 질타했다. 당시 변 의원은 대형 포털에서 지역언론사의 뉴스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 분권과 국토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명제에 부합하는 당연한 조치임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포털 측이 제휴 언론사 입점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별도 구성한 이른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운영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지당한 지적과 비판이다. 이 지적에 대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며 대안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원론적 수준의 응답이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의 지역언론 차별에 대한 정치권의 문제 제기는 이번뿐이 아니다. 이미 4월 말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부산 출신인 민주당 김영춘 의원과 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나서서 네이버 등 포털의 배제와 차별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사기업인 네이버 등 포털의 정책 개선을 위해 정치권에서까지 두 팔 걷고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그만큼 포털의 지역언론 차별은 단순히 언론사의 뉴스 노출 기회 제한 차원을 넘어 지역의 다양한 여론과 목소리 반영을 통한 건강한 국민 공감대 형성을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방분권시대에 역행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이다. 이 같은 인식은 냉정한 현실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를 보면 포털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비율이 2011년에는 1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80%를 넘어섰다. 반면 종이신문을 통한 뉴스 소비 비율은 17%에 불과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포털의 서울 중심 뉴스 공급 양태는 심각한 사회적 여론 편향을 초래할 공산이 크다.
포털의 지역 언론 차별과 지역 뉴스 홀대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공공연하게 검색 알고리즘 변경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역 뉴스의 포털 노출을 교묘하게 제한해왔다는 언론노조의 지적과 항의가 이어졌다. 그러다가 네이버가 지난 4월 초 모바일 뉴스서비스 개편 과정에서 지역 언론사를 제휴 대상에서 배제했다. 항의와 성토가 빗발친 것은 물론이다. 대한민국 시·도지사협의회가 7월 24일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42차 회의에서 오거돈 부산시장의 제안에 따라 ‘지방분권을 위협하는 포털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 중단 및 제도개선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전국언론노조, 다수 시민단체,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 시군의회의장협의회 등 각계에서 수십 차례의 비판 성명과 항의 방문, 1인 시위 등이 잇따랐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네이버는 지난달 초 단 3개의 지역언론사만 모바일 뉴스판의 언론사편집 코너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없다. 대표적인 행동이 경남도로부터 최근 나왔다. 경남도는 지난 14일 네이버의 지역 언론 차별을 비판하면서 지역 언론사를 모바일 플랫폼에 포함해 달라는 의사를 공문을 통해 공식 요청했다. 전국언론노조 등에서도 “근본적 대책은 외면한, 턱없이 부족한 대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네이버 측의 변화 움직임은 굼뜨기만 하다. 두드려 보다가 결국 스스로 포기하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그러다 문득 이런 오기가 생긴다. “네이버는 과연 영원할 수 있을까?” “지역 뉴스와 여론을 배제하려는 네이버를 반대로 지역에서 배제할 수도 있지 않을까?” 세상 만물의 이치가 그렇듯, 영속적인 것은 없다. 지역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들에게는 이미 공공연한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네이버 역시 마찬가지다. 근래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버, 검색 기능에 특화된 구글 등 해외 플랫폼의 국내 시장 잠식이 커지면서 네이버의 온라인 및 모바일 지배력도 떨어졌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 와중에 중요한 국내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지역 언론사들을 배제함으로써 오히려 이들과 3000만 지역민으로부터 “네버 네이버(Never NAVER, 네이버는 절대 안 돼)!”라는 거부를 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역언론 입장에서도 네이버라는 ‘백화점’에 점포 하나 얻어보겠다고 목만 매고 있을 것이 아니라, 아예 협업을 통해 작지만 강력한 별도 지역뉴스 플랫폼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순기능 못지않게 이미 ‘혐오와 차별의 댓글 온상’이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기존 포털에 진입만 고집하지 말고 차제에 제3의 길을 모색할 필요성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언론들의 당찬 각오가 선결 조건이다. 철저한 로컬리티에 바탕한 지역친화형 콘텐츠 생산, 이를 통한 지역민들과의 강한 유대감 형성 그리고 단단한 상호 연대가 전제된다면 못 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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