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하구 구평동 야산 붕괴사고 현장이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지정에서 제외됐다니 안타깝다. 행정안전부는 최근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피해를 본 전국 11곳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으나 구평동은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3일 석탄재가 토사와 함께 덮쳐 4명이 목숨을 잃었음에도 공공시설물 피해규모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였다. 특별재난지역 관련 법 규정에는 동 단위의 경우 피해액이 9억 원을 넘어야 하지만 행안부는 현장 실사를 통해 피해액을 5억 원으로 집계했다.
당장 걱정되는 것은 예산 부족으로 인해 앞으로 진행될 복구작업에 엄청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해당 지역은 복구비 가운데 지방비로 부담하는 금액의 최대 80%를 국고에서 지원받는다. 또 생계수단을 잃은 주민에게는 재난지원금이 제공되고 전기요금과 건강보험료 감면혜택 등이 주어진다. 늘 재정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가 정부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된 현재 자체 확보가 가능한 예산은 부산시 특별교부금 8억 원과 사하구 재난기금 6억 원 등 14억 원이 고작이다. 응급 및 항구적인 복구에 적어도 125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이 정도 금액으로 피해 지역이 원래의 모습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다. 게다가 예산이 모자라다 보니 유족에게 지급할 위로금과 장례비도 아직 책정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시와 구청이 마냥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무슨 방법을 찾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정부도 피해 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법규가 허용하는 선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사고 때는 고위 관계자가 현장을 찾는 등 당장이라도 도움을 줄 것처럼 하더니 뒤늦게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피해 규모가 크든 적든 예상하지 못한 자연재해 때문에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어디에서나 매 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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