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옴부즈맨 칼럼] 빛나는 노년을 위하여 /정익진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2 19:30:30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비가 내리는 날, 택시를 탔다.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차를 멈추고 운전기사님이 말을 건넨다. “올해는 이렇게 비가 자주 내려 농사하시는 분들이 힘들겠어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란 걸 알 수 있었다. 목소리가 부드러웠고 어딘가 모르게 말의 품위와 지적인 울림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화가 유쾌하게 이어졌다.

기사님은 공무원 생활을 오래 했고 정년이 되어 퇴임하고 택시를 한 지 6개월 된다고 했다. 연금으로 노후를 설계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건강이 허락하는 한 활동하고 싶다고 하였다. 택시에서 내렸다. 선물이라도 받은 듯 기분이 좋았다. 몇 마디 말로 사람을 평가하기 어렵겠지만 그의 말과 태도에서 신사다운 품격과 배려심을 충분히 느꼈다. 삶 속에서 이렇게 빛나는 순간이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다가 나 자신부터 배려를 실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

신사답고, 남성다움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예를 들자면 몇 년 전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출연했던 남자 배우들을 말할 수 있겠다. 세련되고 깔끔한 정장이 잘 어울렸던 주인공들이었다. 마지막 회에서 주인공 ‘도진’(장동건 분)이 한 독백을 되돌려 본다. “소년은 철들지 않는다. 다만 나이 들 뿐이다. 하지만 나이 든 소년들은 안다. 다른 초침으로 흐르고, 다른 색으로 빛나는 방법을.” 남자란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소년이란 말이 지닌 느낌처럼 남성 본래가 가진 순수함, 모험적 도전적 삶의 태도를 잃지 말자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 동시에 빛나는 노후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할지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국제신문이 줄곧 게재하는 기획물 ‘신중년이 뛴다’를 즐겨 읽는다. 먼저 문제점부터 살펴보았다. 부산의 신중년(50∼69세) 인구가 늘면서 지역 성장 동력이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연금을 포함한 대부분 복지혜택이 노년층과 청년층에 집중된 탓에 신중년 세대는 은퇴 이후 삶을 제대로 준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퇴한 신중년이 자연스럽게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신중년을 부르는 다양한 명칭도 있다. 5060 세대, 샌드위치 세대, 꽃중년 등등. ’샌드위치 세대’란 말도 그리 달갑지 않다. 고령의 부모를 돌봐야 하는 데다, 청년실업률이 높아 장성한 자녀까지 뒷바라지해야 해야 해서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자식과 부모를 동시에 부양하는 것은 물론 ‘황혼 육아’까지 떠맡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각도로 바라보자. 각자 하기에 따라 부정적 요소를 긍정적 상황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 ‘꾸미는 신중년이 행복하다’라는 구호가 그것이다. 건강 관리는 말할 것도 없고, 나이가 들수록 의상을 비롯한 헤어스타일, 얼굴과 몸 관리를 절대로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필자의 아버님도 노후에 외모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으셨다. 매일 산에 다녀오신 후에 목욕하시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차려 입으시고 향수로 마무리하셨다. 연구에 따르면 신중년의 외모 만족도는 개인 행복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신중년이 여가활동을 하면서 타인과 인간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주고, 결국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빛바랜 노년을 보내는 이들을, 그것도 공개된 매체를 통해 목격할 수 있었다. 이른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선도해야 할 국가 최고 위치에 있는 몇몇 공직자를 말함이다. 알려진 대로 청문회장에서 서류를 찢어발겨 날려버리는 국회의원이 있는가 하면 국감의 현장에서 무슨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불량배들이 싸움할 때나 쓰는 말을 동료 의원들에게 내뱉기도 했다. 비신사적인 언행을 넘어 망언이나 추태에 더 가까웠다. 때로 일본의 극우주의자들의 망언보다 더 심각한 지경에 이른다. 저들이 과연 우리 국민이 선택한 한 나라 최고위 공직자들인가 눈과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양복을 걸치고 넥타이만 매고 있었지 신사다운 품격과 품위를 눈곱만치도 찾을 수 없었다. 제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시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3. 3상어 ‘부캉이’ 33일 만에 수로 벗어나…유도작업 종료
  4. 4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5. 5‘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6. 6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7. 7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8. 8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1. 1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2. 2‘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3. 3부산시 국감서 전재수 시장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설전
  4. 4부산교통공사 사장 임명, 시설공단은 보류… 협치 여지 남긴 전재수
  5. 5'소장품 셀프 출품'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사의 표명
  6. 6제미나이에 물었다는 이 대통령, 野 "제미나이에 국정 의존, 처참한 수준"(종합)
  7. 7울산시 국감, 시장 발언에 국힘 의원들 퇴장
  8. 8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9. 9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10. 10李 대통령, AI에 물었다…“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불가는 억지”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4. 4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5. 5"세무조사 때 금품·향응 수수"…국세청 직원 5년간 31명 징계
  6. 6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7. 7올해 부산 비정규직 58만명 '역대 최다'…1년새 2만5000명↑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10. 10“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상어 ‘부캉이’ 33일 만에 수로 벗어나…유도작업 종료
  3. 3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4. 4‘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5. 5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6. 6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7. 7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8. 8[속보]20일 부산서 70대 남성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사망
  9. 9“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10. 10‘부캉이’ 수로 출구 부근까지 유도…그물 주위 맴돌며 바다로 안 떠나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3. 3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4. 4"2026 AG 여자유도 계체실격, 남자 계체명단만 확인해 발생"
  5. 5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6. 6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7. 7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8. 8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9. 9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10. 10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우리은행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해운기업 유치, 해사법원 신설 “해양수도 부산 경쟁력 키울 것”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진짜 질문의 시작
AI 시대, 부산 R&D의 대전환
국제칼럼 [전체보기]
원칙이 흔들린 대가
‘빵과 책’·양자경·강말금 그리고
기고 [전체보기]
배의 피부를 지키는 기술은 도장이다
거장은 떠나도, 오케스트라는 남아야 한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여름날의 애상, 왈츠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북극항로, 첫 배보다 중요한 것은 다음 배다
솔직할 수 있는 용기, 당신에게도 닿기를
도청도설 [전체보기]
주당 ‘13.7시간’ 고용
발가벗겨진 사우디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25년을 간직한 리플렛 세 장
요추부 척추관협착증, ‘메포츠’로 극복하기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미래대응기금, 지방재정 기반 흔들어선 안 된다
단일종목 ETF 졸속 심사 인정…책임 소재 밝혀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문화예술의 시대
다민족 사회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HMM 부산 이전, 해양수도의 시험대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한국이 가진 자산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오스트리아 와인,빈의 시간을 마시다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청년 떠나는 지방, 수도권 인구 분산해야
거울 속의 외계인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