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국립대 4곳에서 올 2학기 채용한 강사 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6.2%나 줄어들었다. 국립대 전국 평균 감소율이 13.9%인데 부산은 더 높은 것이다. 특히 거점국립대인 부산대는 22.1%로 전국 두 번째였다. 상대적으로 재정 여건이 나은 국립대가 이 정도면 사립대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올 8월부터 시행된 강사법의 부작용이 현실화된 것이다.
정의당 여영국 의원의 이런 조사 결과는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법에 따라 강사의 고용을 안정시키고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대폭적인 재정 투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돈이 없으면 사람을 줄이거나 편법을 쓰는 수밖에 없다. 시간강사는 줄었지만 강사법 적용을 받지 않는 초빙교원과 겸임교원은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부 대학에서는 정년퇴직을 한 교수의 명예교수 기간을 늘리는 방안까지 논의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대학이 인력 구조조정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사실을 교육부가 예상하지 못했다면 그게 더 심각한 문제다.
교육부는 강사를 줄이는 대학에 페널티를 주겠다고 이미 경고했다. 지난 6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국책사업이나 혁신지원사업에 강사 담당 학점, 강사 고용 안정성 등을 반영하기로 한 것이다. 강사들이 강사법의 역설을 우려하면서도 한편으론 안도했던 게 이런 안전장치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고는 현장에서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음이 2학기 강사 채용 현황으로 드러났다.
우리 사회에서 시간강사는 을 중 을이다. 수십 년 공부해서 박사가 되고도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선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도 힘든 저소득으로 고통받고 있다. 연구와 교육이 본업이 아닌 초빙이나 겸임교원이 결코 양질의 교육을 담보할 수 없다는 건 대학 측이 더 잘 알 것이다. 학문 후속세대의 양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건 맞지만 대학이나 교수 사회에서 양보하며 획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정부 역시 국립대뿐 아니라 사립대 감시를 강화해 보다 확실한 강사 처우 안정성이 확보되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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