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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와인 한 잔] 우리 삶은 아름다운가 - 토스카나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3 19:02:21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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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테너 가수 안드레아 보첼리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 ‘라야티코’에서 태어났다. 인구 1300명이 사는 마을에 해마다 7월이 되면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찾아온다. 가던 길을 멈추게 할 만큼 낭만적인 전경을 가진 이곳은 보첼리의 콘서트가 열리는 7월 단 하루만 소리를 내고 이내 고요해져서 ‘침묵의 극장’으로 불린다.
짚으로 병 몸통을 싼 피아스코병.
토스카나는 이탈리아 최고 명품 와인이 만들어지는 곳으로 유명하다. 보첼리 역시 “토스카나는 바로 내 마음이 있는 곳”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 생산지 토스카나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토스카나가 가진 역사와 지리적 다양성만큼 토스카나가 낳은 위대한 와인이 많다. 토스카나뿐 아니라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산조베제’는 이탈리아 최고의 레드 품종 중 하나로 토스카나 마을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몬테풀치아노에서는 ‘프루뇰로 젠틸레’, 몬탈치노에서는 ‘브루넬로’, 그로세토에서는 ‘모렐리노’라 한다. 토스카나 사람은 산조베제를 마신다고 하지 않고 푸루뇰로나 브루넬로를 마신다고 말한다. 마을마다 스타일과 맛이 다르고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토스카나의 주도인 피렌체가 가장 강력한 도시국가였던 중세 이래로 피렌체 남쪽의 언덕들은 이탈리아 상업 와인의 중심지였다. 14세기 피렌체공화국은 피렌체와 시에나 사이의 산지에 ‘키안티’라는 이름을 붙였다. 키안티와인은 짚으로 싼 ‘피아스코’병으로 유명한데 한때 이탈리아 와인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유리가 비쌌던 시절 병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나 지금은 볏짚을 확보하고 포장하기 힘들고 곰팡이가 쉽게 피어서 상업적으로 많이 쓰지는 않는다. 하지만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가정에서는 아직도 이 병에 와인을 담아 마시기도 한다.

1980년대까지 대량으로 생산되는 싸구려 와인 취급을 받던 키안티와인은 지난 30여 년간 이탈리아의 어떤 와인보다 큰 변화 과정을 거쳤다. 기존 생산방식에서 벗어나 품질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포도 품종과 실험적인 양조기술 등 전통에 대한 고집을 버리고 부단히 노력해 지금은 세계적인 수준의 레드와인 주요 근원지로 인정받고 있다.

수백 년 세월을 지나 되돌아온 것처럼 완벽하게 보존된 중세 풍경. 그 안에서 묵묵히 전통을 지키고 혁신의 변화를 견디며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며 살아가는 사람들. 마치 현재 속에 살아 있는 과거를 보는 듯 착각에 빠지게 된다.

열심히 일한 만큼 자연의 맛과 향이 가득한 와인과 음식을 먹고 마시며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 사는 땅. 토스카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만든 ‘로베르토 베니니‘의 고향이기도 하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아들에게 희망을 만들어주는 아버지.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을 솟게 하는 귀도의 삶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아들,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의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다.

과연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가?

가족과 함께 와인 한잔할 수 있는 여유만 있어도 우리의 삶은 아름다워질 수 있다.

부산가톨릭대 와인전문가과정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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