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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유튜브와 ‘블랙리스트’ /김홍희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0-23 19:18:49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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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우리는 유언비어라는 말을 들으면서 컸다. 요즘 말로 하면 가짜 뉴스다. 쉽게 말해 정부가 하는 말이나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 적는 언론의 이야기는 진실이고 여기저기서 떠도는 말은 다 가짜 뉴스라는 말이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공영 방송이나 공중파도 보지만 유튜브도 본다. 이전에는 볼 것이 없어서 공영방송과 공중파만 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엄청나게 다양한 콘텐츠가 매우 다양한 통로를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지금은 그 흐름이 유튜브로 급격히 옮겨왔다. 말 그대로 유튜브시대다.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1위가 유튜버라고 한다지 않는가.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공중파가 정해진 시간에 방송하고 그것을 보지 않으면 다시 볼 수 없던 시대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정보를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중심으로 선택해 편중해서 보게 되는 결함도 생긴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정부 이야기나 조국 뒷담화를 하다가 절교하게 되었다는 소문이 심심찮게 돌고 있다. 그것이 다 자신들이 섭취하는 정보의 편향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 한다. 인공지능(AI) 컴퓨터는 고객이 한 번 클릭한 영상과 비슷한 내용의 영상만을 시청자에게 제공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고객은 편중된 정보를 얻게 되고 그것이 쌓이면 다른 의견의 방송을 보지 않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일종의 편중된 정보의 세뇌다.

그리고 그것이 공중파이든 지상파이든 유튜브이든 공공적 검증을 거쳐서 나온 방송이라고 맹신한다. 오랫동안 방송의 위력에 주눅 들어 살던 우리들 모습이다. 그 덕을 유튜브가 단단히 보고 있다. 유튜브에서 말하면 검증된 사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는 좌파와 우파의 전쟁터이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가짜 뉴스를 유포한다고 떠든다.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떠들어댄다.

대표적인 것이 ‘정경심의 노트북 은닉’을 둘러싼 좌파 유튜브 채널과 우파 유튜브 채널의 목소리다. 좌파는 노트북 안의 증거를 검찰이 조작하지 못하게 잘 보관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하고, 우파는 노트북을 은닉하려고 한 것이 바로 증거 인멸을 계획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런 것을 좌파는 좌파대로 우파는 우파대로 각각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만을 한다.

주위에 하나의 문제를 두고 다른 말을 하는 두 개의 채널을 동시에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에는 그런 방식으로 시청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오랜 친구와 정치 문제로 절교하겠는가!

민주주의는 이런 반대되는 두 종류의 소리가 자연스레 떠돌아야 하는 곳이다. 민주주의가 뭔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 아닌가. 한쪽의 입을 막거나 말할 기회를 뺐는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주의 국가거나 독재다.

요즘 우파 유튜버들을 비롯해 적지 않은 유튜브 채널이 이른바 ‘노딱’이라고 불리는 ‘노란 딱지’ 때문에 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노란 딱지가 붙으면 방송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엄청나게 감소하기 때문이다. ‘노딱’을 받은 이들은 말문을 막고 존립을 위협하는 방법으로 노란 딱지를 붙인다고 주장한다. 풍기문란을 일으키는 방송도 아니고 정부와 다른 의견을 개진한다는 이유로 노란 딱지가 수시로 남발된다면 이는 우려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를 걱정하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우리가 정보를 취할 수 있는 곳은 공영 방송이나 지상파뿐만이 아니다. 유익한 정보를 유튜브에서도 얻는다. 그것이 오락이건 정치, 경제에 대한 정보이건.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국민이 취사선택하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그런데 그런 것을 원천봉쇄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한 우파 유튜버가 자신이 예약 방송을 올리거나 아무 내용도 없는 방송을 시험 삼아 올리기만 해도 노란 딱지가 붙는다는 것을 피를 토하듯 호소한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우파 유튜버들을 비롯해 특정한 ‘의견’을 이유로 자유로운 활동을 억제하려는 블랙리스트가 돌고 있지 않는지 살펴볼 일이다.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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