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모든 사업 계획 끝에는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이 있다. 지역을 통째로 바꿀 2030월드엑스포부산 유치부터 원대한 꿈인 동북아 해양수도 건설, 국제물류도시 건설사업 등은 결국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오거돈 시장의 모든 시정 구상이 ‘기-승-전-공항’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도 이런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오 시장은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의 총리실 재검증 이후 관망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최근 “국토교통부의 입장에 동조하지 말라”며 총리실을 비판했다. 올해 초 부산 울산 경남 3개 광역시·도의 견고한 공조 속에 총리실 재검증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재검증 절차가 4개월째 지지부진함을 넘어 정체 상태에 머무는 탓이다. 시는 동남권관문공항 추진위원회와 함께 대규모 긴급 시민토론회를 열어 총리실에 보란 듯이 알렸다. 올해를 넘기거나 총선이 다가올수록 ‘김해신공항’ 건설사업 백지화라는 시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속에 나온 오 시장의 다급함과 절박함이 담긴 일련의 행동이다.
그렇다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부산의 분위기는 어떤가. 이러다가 김해신공항 건설마저 물 건너 가는 것은 아니냐는 패배 의식이 고개를 든다. 신공항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지난 실패의 역사를 떠올리며 시민 피로도를 언급하는 여론도 상당하다. 물론 잘못된 시각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정부가 짓고자 한 김해신공항이 생겨도 그것이 관문공항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김해공항의 확장에 불과한 신공항은 부울경이 가동한 검증단의 결과에서부터 치명적 문제를 노출했다.
국제신문은 올해 초 관문공항 건설 시리즈를 게재하면서 ‘수도권 일극체제의 비정상적인 구조’의 핵심이 인천국제공항만 살리려는 국가 항공정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한민국에 오직 인천공항만 있으면 된다는 중앙집권적 발상을 깨야 동남권 관문공항도, 국가 균형발전도 있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력과 국격을 보더라도 제2 관문공항은 필요하다. 부산의 단결이 절실하다. 패배 의식과 피로도를 운운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우리 스스로 체념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의미의 관문공항, 24시간 안전한 공항 건설은 ‘340만 부산 시민’의 미래이자 운명이다.
사회부 차장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