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울산 경남 등과 함께 추진해온 동남권대기환경청 설립이 무산될 조짐이다. 환경부가 지역대기청을 신설하는 대신 기존 낙동강유역환경청 내 부서를 확대 개편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질과 토양 오염 관리가 주업무인 기관에 미세먼지 오존 등의 측정과 배출원 감독 업무를 추가해 지역 대기질을 관리하겠다는 발상이다. 대기오염 문제마저 비수도권은 차별한다는 푸념이 안 나올 수 없게 한다.
부산 울산 경남의 대기질이 수도권보다 나쁜 것은 그동안 발표된 각종 수치로도 확인된다. 항만을 끼고 있는 부산은 초미세먼지와 오존 농도가 전국 최악이다. 중화학과 조선공업단지가 집중된 울산이나 경남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를 아무리 철저하게 한다 해도 절대적인 배출총량이 많기 때문이다. 대기오염물질은 수질이나 토양과 달리 국경과 지자체 경계를 넘나든다. 부울경 대기질의 특성을 감안해 맞춤정책을 수립 집행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예산을 갖춘 별도 기관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정부 부처를 늘리는 데 고민이 없을 수 없다. 하지만 창원에 소재한 낙동강유역청이 동남권 전역의 공장 항만 도로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을 측정 감시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얼마 전 감사원 감사에서 보듯 동네 공장의 눈속임에 관할 지자체도 속수무책이다. 지난달부터 법이 바뀌어 대형 사업장 관리가 국가 소관이 됐다. 수천 곳에 달하는 배출업체를 유역청 일개 부서에서 감당하겠다는 건 사실상 지역 대기질 관리를 포기하는 처사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대기오염은 이제 특정 계절이나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지자체별 측정망 운영과 예산 편성만으론 한계가 있다. 자동차 운행 중단이나 도로 물청소 수준의 대책은 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지자체 간 공조가 필수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이 생긴 지 올해로 14년째다. 대기 관련 예산과 인력이 서울 경기 인천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비수도권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인정한다면 10년 이상 지속해온 부울경의 대기환경청 설립 요청에 정부가 미봉책으로 응답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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