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부산지역 시내버스 회사들의 견습기사 임금 미지급 문제가 불거졌다. 시내버스 기사는 통상 3주~2개월의 견습기간을 거치는데 새벽 야간 가리지 않고 하루 8시간 이상 일했지만 이 기간에 해당하는 월급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버스 회사들은 “정식 채용 이전이라 임금 지급의 이유가 없다” “오히려 무상으로 운전 실습의 기회를 줬다”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부산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기사는 5개 업체 15명에 불과하지만, 업계 관행이라는 사측의 주장을 감안하면 실제 체불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법을 보면 수습이나 견습 근로자도 명백히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다.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장에 노동을 제공하면 계약 형식에 상관없이 회사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갓 채용된 운전기사의 업무능력이 다소 미숙하더라도 교육과 실습 과정에서 수행되는 그들의 노동력으로 회사는 이득을 본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수당 지급을 지시한 지난해 서울지방노동청 판단은 그래서 너무나 당연하다.
부산 시내버스는 안 그래도 시민의 강한 불신을 받고 있다. 임원은 자신을 중복으로 등재하거나 친·인척을 직원으로 둔갑시켜 인건비를 빼먹고, 노조는 노조대로 기사 채용을 미끼로 뒷돈을 챙겨 잇따라 사법처리되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준공영제 때문에 연간 2000억 원 가까이 세금을 퍼붓는 시의 무능함도 봤다. 시내버스 회사는 자신들이 챙길 건 비정상적으로 챙기면서 정작 줘야할 돈은 주지 않는 파렴치한 경영 행태를 이번에 다시 한번 드러낸 셈이다.
부산시는 얼마 전 노사민정 상생협의회를 가까스로 꾸렸다.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준공영제 혁신이 핵심 안건이다. 하지만 구성원 선임에서 보듯 시가 과연 혁신 의지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준공영제 수술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이라도 세금이 정확한 명목으로 쓰이는지 시가 감시의 눈을 더 크게 떠야 한다. 노동청도 33개 버스회사 전수 조사를 통해 열정페이 강요로 희생되는 노동자가 더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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