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고, ‘아무리 구석진 곳에도 볕 들 날이 있다’고 하는데 부산경제는 언제 그런 날이 올지 모르겠다. 상황과 전망이 워낙 암담해서다. 침체의 늪에 빠져 허덕인다는 지적도 그간 한두 번 나온 게 아니다. 이제는 침체가 아예 굳어진 듯하다. 더구나 지역 중소기업에서는 현재 상황이 위기라는 인식마저 팽배하다. 최근 동남통계청이 조사·발표한 ‘올해 9월 산업활동 동향 ’ 결과는 이 같은 부산경제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나 마찬가지다.
조사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부산지역은 생산·소비·투자의 3대 산업지표에서 극심한 부진을 나타냈다. 우선 광공업 생산이 작년 동월보다 1.6% 줄어든 데다, 최근 5개월 연속 감소세다. 같은 달 전국의 광공업 생산이 2.0% 증가한 데 비해 거꾸로 가는 것이니 기가 찬다. 생산 제품 출하 면에서도 다를 바 없다. 출하 실적이 떨어지고, 창고에 놓인 재고량은 오르는 형국이다. 그 중에서도 지역 주력산업인 자동차 분야의 재고물량은 아주 심각하다. 작년보다 무려 56.6% 늘었으니 말이다.
소비 부문도 매한가지다. 부산 대형 소매점의 판매실적이 작년보다 3.0%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품목의 판매가 적게는 -4.8%, 크게는 -13.0%의 감소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의 급격한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 점에서 소비 부진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민간 투자에서 부산의 건설·건축 수주액이 작년 동월보다 각각 69.9%, 74.3% 감소한 것도 경기 침체 및 재개발 사업 위축 등의 영향이 커 보인다.
향후 전망이 나쁜 것은 더 큰 문제다. 중소기업중앙회 부산울산본부의 ‘11월 경기전망’ 조사가 그것이다. 345개 대상 업체의 전망지수가 고작 78.0인 데다, 전월과 지난해 동월보다 모두 낮게 나왔다. 특히 건설업의 감소폭이 두드러진다. 제조업이 10월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동월보다 0.1포인트 오른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이런 흐름이니, 지난달 다른 조사에서 지역 중소기업의 84%가 ‘현재 경제상황은 위기’라는 응답을 내놓을 만하다. 위기 탈출을 위한 대책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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