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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취재원과 독자, 그리고 정론보도 /김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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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05 19:17:52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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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5월 26일 뉴욕타임스는 다소 뜬끔없이 ‘뉴욕타임스와 이라크(The Times and Iraq)’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2차 이라크 전쟁에서 자사 보도 기사의 문제점을 반성하는 사설이었다.

뉴욕타임스는 2001년 10월 26일과 11월 8일 자 1면 기사로 해외 망명자 이라크인 취재원의 말을 인용하여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의 훈련 캠프이자 생화학 무기의 생산 공장으로 사용했다는 비밀 캠프에 대하여 보도했다. 그러나 사설 내용에 의하면 뉴욕타임스는 취재원의 주장을 검증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그의 주장만을 기사로 썼다는 것이다. 전쟁이 종료된 후 미 행정부가 인터뷰에 응했던 인물과 그 장소에 갔지만, 이른바 대량살상무기의 증거는 없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독자에게 반성문을 쓴 것이었다.

뉴욕타임스는 그 사설에서 “이 시기에 작성된 수백 건의 기사는 훌륭한 것도 많았지만 좀 더 엄격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음에도 그렇지 못한 기사도 많았다. 신뢰성이 없이 이라크인 해외 망명자들이 정보를 제공했고 이것이 다시 부시 행정부 당국자에 의해 사실인 양 확인됨으로써 뉴욕타임스를 포한한 많은 언론사가 거짓 정보에 놀아났다”며 스스로의 취재 과정을 자아비판했다.

전쟁이라는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지만 세계적인 정론지인 뉴욕타임스도 취재원의 의도적인 인터뷰에 휘말려 부정확한 뉴스를 보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기자와 취재원과의 관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기자와 취재원은 개별적으로 상이한 사회적 조직에 속해 있으며 그 조직이 부여한 기능과 역할을 각각 수행해야만 한다. 쌍방 간 커뮤니케이션이 성공적이지 못할 때에는 뉴스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한편, 매일 새로운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뉴스화되는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기자와 취재원은 상호 의존적이기도 하다. 자기가 소속된 조직에서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면서 사회적 가치가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 그 결과 뉴스 보도로 이어진다. 기자와 취재원 간의 관계는 불가근 불가원, 그야말로 적절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취재원이 제공하는 정보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과 펙트체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오늘날 한국 언론의 취재환경에서 구조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출입처 위주의 취재방식과 기자단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기자단의 역사는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기자들이 일본 기자들과 함께 총독부 등 주요 출입처를 중심으로 기자단을 형성한 게 시초였다. 1960년대 초반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언론환경 정화라는 미명 아래 관 주도로 기자단이 정착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기자단 제도는 언론에는 고급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고 취재원에게는 손쉽게 매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러한 장점이 있음에도 오늘날 뉴스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큰 병폐는 엘리트 위주의 취재원에 의존하고 정부와 지자체 등 관이 제공하는 제한적인 정보에 의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 결과 뉴스의 생산과 유통의 일련의 저널리즘 과정에서 시민과 독자의 목소리가 배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제신문은 최근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좋은 기획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부산의 정치와 경제, 문화 현상을 진단하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심층·기획 기사에서 시민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아니면 그냥 형식적으로 일부 반영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독자 목소리를 경청하고 뉴스 아이템 발굴과 취재에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도록 취재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인터넷에 온갖 정보가 검색 가능한 시대에 파편적 사실적 정보의 조각을 보도하는 것만으로 진실 추구라는 저널리즘 본연의 임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 사실 정보는 추가 검증과 맥락 있는 심층보도를 하는 것이 지역 정론지가 가야 할 방향이다.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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