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공동주택을 아파트, 주상복합,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호텔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짓는다.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공동주택 즉 아파트와 같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건물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래서 분양을 할 때 사업시행자는 대부분 아파트와 같은 주거시설이라고만 설명하고 분양을 한다. 심지어 분양자 유인을 위해 호텔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스 시설이라는 등의 광고까지 덧붙인다.
이렇게 되면 분양자는 자신이 분양받는 것이 아파트인지, 오피스텔인지, 호텔인지 제대로 분간하기 어렵다. 단지 아파트와 같이 주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경관이 좋은 곳에 지어지는 주상복합건물 등은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훨씬 비싼 경우도 많다.
그런데 아파트가 아니면서 주상복합, 오피스텔, 레지던스 등의 이름으로 짓는 주거시설은 대부분 상업지역 즉 원칙적으로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지역에서 편법으로 짓는 주거시설이다. 처음 상업지역에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것은 낙후된 상업지역의 슬럼화를 막고 도심을 재생하기 위한 목적에서 허용되었다. 이후 제도의 취지가 변질되어 오히려 경관이 좋은 상업지역에 소수의 특권계층만이 소비할 수 있는 값비싼 주거시설을 짓는 수단으로 전락했고, 지금은 웬만한 상업지역에서도 부지만 있으면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의 이름으로 주거시설을 지을 수 있다.
작년에 입주한 모 아파트에서 분양자들이 자신이 납부한 취득세가 과다하다며 환급해달라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이곳은 아파트라고 불리긴 하지만, 아파트가 아니다. 등기부를 열람해보면 생활형숙박시설, 즉 취사가 가능한 호텔로 되어 있다. 상업지역이어서 아파트를 지을 수는 없고, 숙박시설로 허가를 받아 주거시설을 지은 것이다. 현행 지방세법 제11조는 취득세 세율을 규정하면서, 주택의 경우는 세율을 경감하여 취득가액의 1000분의 10만 납부하면 되도록 규정하면서, 주택 외의 건물은 취득가액의 1000분의 40을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위 주거시설은 실질은 아파트와 같으면서도 취득세는 아파트의 4배를 내야 한다. 분양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구청을 상대로 과다하게 납부한 취득세의 반환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위 아파트의 분양자들이 이 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현행 주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택의 정의를 변경해야 한다. 현행 주택법 제2조는 주택의 개념을 단독주택과 공동주택으로 정의하면서, 시행령 제3조에서 공동주택을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업지역에서 주거시설로 짓는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은 주택법에서 규정한 아파트에 포함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위 아파트 분양자들은 현행법상으로는 주택의 취득세 감면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다.
이런 주택법 규정은 현재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이 제기되어 있다. 헌법재판소에서 주택법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한다면, 위 주거시설 분양자도 취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위 주거시설 분양자들의 주장은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다. 위와 같은 주거시설도 주택을 양도할 때는 주택으로 취급되어 양도세 감면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아파트를 1채 소유하고 있던 사람이 오피스텔 1채를 추가로 분양받을 경우 아파트를 3년 이내에 양도하지 않으면 1가구 2주택이 적용되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취득세를 징수할 때는 주택으로 보지 않아서 아파트보다 4배나 많은 취득세를 징수하고, 양도세를 징수할 때는 또 주택으로 보아서 양도세 감면 혜택을 주지 않는 모순된 조세행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어떤 결정을 할지 자못 궁금하다.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