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아트계의 거장 제프 쿤스는 논쟁적 인물이다. ‘예술을 가장한 외설 쓰레기’를 만든다는 혹평과 일상의 물건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해 ‘키치 아트(Kitsch Art)’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가 엇갈린다. 포르노 배우 출신으로 이탈리아 국회의원까지 지낸 치치올리나와의 도발적인 성애 작품이 한 예라면, 막대풍선을 꼬아서 만든 강아지를 스테인리스 스틸로 변환한 작품 ‘풍선개’는 그를 스타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대단한 풍선의 효과랄까.
제프 쿤스에게는 부와 명성을 가져다 준 풍선이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풍선은 부동산 ‘대박’과 ‘쪽박’의 경계선을 상징하는 말이지 싶다. 잘못 손 대면 ‘펑’하고 터지는….
‘풍선효과’는 어떤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문제가 새로 불거져 나오는 현상이다. 정부가 그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공개하자 당장 시장에서 풍선효과를 우려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부는 부동산 과열 지역을 핀셋으로 집듯 정교하게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나 지정이 안 된 주변 지역의 집값을 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 일변도 부동산 정책이 오히려 집값 폭등을 유발했던 과거 사례가 엄연하기 때문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의 마지막 퍼즐’이라며 ‘풍선효과 우려는 공포 마케팅’이라고 반박했다. 과연 시장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2017년 6월 23일 김 장관의 취임사를 곱씹어 보자. “국토는 국민의 집입니다. 그리고 아파트는 ‘돈’이 아니라 ‘집’입니다. ‘돈’을 위해 서민과 실수요자들이 ‘집’을 갖지 못하도록 주택 시장을 어지럽히는 일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됩니다.”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읽힌다.
김 장관은 2017년 ‘8·2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었다. 또 2018년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중과,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 대출규제 대폭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9·13 부동산대책’을 내놓았다. 그런 가운데 서울 일부 집값은 평당 1억 원을 웃돌고, 지방 부동산시장은 침체로 곡소리가 나는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시장을 이기는 정책은 없다고 했던가. 풍선효과와 공포 마케팅의 어디쯤적절한 부동산 정책의 경계가 있고, 그것이 선명해야 ‘집, 전·월세, 이사 걱정 없는 주거 사다리 정책’이 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정상도 수석논설위원 jsd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