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에 대한 시민 불안감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 들어 부산 도심지 일대에 출몰하는 멧돼지 수가 부쩍 늘어서다. 그것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시내 전역에서 나타나 보행 시민과 도로 교통 등의 안전을 위협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멧돼지 출현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심각해 보인다. 불가항력적인 현상이라고 치부하며 속수무책으로 그냥 두고만 볼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자칫 하다가는 인명·재산 피해가 커질 수 있으니 말이다.
지난 5, 6일 이틀간 부산지역에 26마리가 출몰해 20건의 신고가 접수된 게 극명한 사례다. 이들 중 4마리가 포획 등에 의해 죽었지만 나머지는 달아나 행방이 묘연하다. 더욱이 남구에서는 주택 밀집지에 1마리가 나타나 80대 주민을 다치게 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간 금정산과 백양산, 구덕산 등의 산지 인근에 주로 출현했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그만큼 시내 출몰지가 광범위하게 넓어졌다는 걸 말해준다.
이렇듯 요즈음 부산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멧돼지가 출몰하는 형국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집계된 신고만 해도 49건, 83마리에 이른다. 심지어 해운대구 송정동의 한 터널 인근 도로와 경부고속도로 등에서는 운전하던 차량 앞으로 갑자기 멧돼지가 나타나 충돌하는 아찔한 장면이 벌어졌다. 멧돼지는 가을과 겨울에 출몰이 더 잦으니, 이와 유사한 교통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국의 멧돼지 개체 수는 해마다 증가세다. 2014년 100헥타르(㏊)당 4.3마리에서 지난해 5.2마리로 늘었다. 그 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현행처럼 멧돼지가 출몰하면 사살·포획하는 사후대응만으로는 피해방지에 미흡하고, 같은 소동이 반복될 게 뻔하다. 이제는 포획 위주를 넘어 도시 주변 멧돼지 서식지를 파악하고 개체 수를 줄이려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상습 출몰지 관리와 수렵 지원 강화, 주민 행동요령 홍보 등의 대책도 함께 이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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