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첫 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부산·울산·경남 지역민의 지지율(긍정평가)은 32.8%를 기록했다. 전국 수치(44.2%)보다 11.4%포인트나 낮다. 70%를 웃돌던 문 정부 초기의 수치와 대조적이라 격세지감이 든다. 특히 부정평가(61.4%)는 긍정평가의 배에 육박한다. 임기 반환점(9일)을 하루 앞둔 문 대통령의 국정 성적표다. 부울경 기준으로만 보면, 낙제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울경의 민심 이반은 문 정부의 지방 홀대에서 기인한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지방 공약은 국정과제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별도 태스크포스를 꾸려 지방 공약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으나, 그마저도 흐지부지됐다. 게다가 지방 정책은 전담 수석비서관실도 없이 대통령 자문기구인 균형발전위원회와 자치분과위원회에서 진행돼 강력한 추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처럼 여전히 서자 신세다. 참여정부의 지방분권 정책을 계승·발전시키겠다는 공언과 ‘지방분권형 개헌’ 제안은 과연 그런 일이 있었는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이러니 조선·자동차산업의 침체로 수렁에 빠진 부울경 살림살이의 회복이 더욱 더뎌질 수밖에 없다. 부산의 시련이 가장 두드러진다. 부산의 청년인구비율은 20.8%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순유출 인구 중 청년비율은 40.3%에 달한다. 생산과 고용이 저조하니 소비도 계속 뒷걸음질이다. 서울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한 올 상반기 부산은 3.5% 오르는 데 그쳤고, 소매 판매액은 1.9% 줄었다. 불모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현재 부산의 도시 쇠퇴도는 83.9%로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데다, 중·동·서구 등 원도심 지역의 쇠퇴도의 경우 95%에 이르러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이 소멸하면 다른 시·도의 사정은 굳이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한국을 수도권만 남은 나라로 만들려 하지 않는다면, 국정의 틀을 지방분권·국토균형발전이라는 근간으로 다시 짜야 한다. 반환점에 선 문 정부가 명심해야 할 으뜸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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