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자사고 외고 국제고가 오는 2025년까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된다. 부산에서는 해운대고 부산국제고 부산외고 부일외고 등 4개교가 해당된다. 고교 평준화의 보완책으로 설립된 이들 학교가 특권층의 입시수단으로 변질되면서 사교육을 부추기고 공교육을 황폐화시켰다는 게 교육부가 가진 문제의식이다. 하지만 일반고로 전환될 학교들이 “정부가 공정성이라는 미명하에 수월성 교육을 희생시켰다”고 반발하고 있어 새로운 고교체계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고교 서열화를 고착시켰다는 교육부 지적은 옳다. 그러나 현재 자사고가 김대중 정부에서 처음 도입된 이유가 고교 평준화로 인한 학력 저하를 막고 사교육 시장을 억제하자는 것이었다. 도입 취지 자체에 어느 정도 서열화가 전제되었다는 뜻이다. 자사고 등의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자신의 자녀는 해당 학교에 보내는 이중 행태가 일반고의 학력 저하를 인정한다는 방증 아니던가. 자사고 폐지 등의 시행시기가 이 정부 임기 이후인 2025년인 점도 정책 영속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오히려 정부가 정시 확대를 공언한 마당이니 자사고 외고 등이 수능 준비에 유리하다며 그 이전까지 학생 확대에 매진할 가능성만 커졌다.
자사고 폐지의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공교육의 정상화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조 원을 투입해 심화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교사 전문성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로 공교육 수준이 업그레이드될지는 의문이다.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게 뻔하니 학령인구 감소와 반대로 교육재정은 확대하는 모순만 빚게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교육정책은 여러 차례 오락가락했다. 번복 연기 백지화한 주요 정책이 10개 이상이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바꾸겠다고 했다가 미루는가 하면, 자사고와 특목고도 단계적 폐지 수순을 밟다가 조국 사태 이후 돌연 일괄 전환으로 변경했다. 가장 신중해야 할 교육정책이 ‘정치 추문’을 덮기 위한 수단처럼 비치는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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