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입시는 해방 이후 부침을 거듭했다. 내년이면 해방 75돌을 맞는데 그 세월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 매년 새 옷을 갈아입는 느낌이다. 큰 틀의 변화상만 살펴봐도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대입제도가 우리 교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큰 때문일 게다. 정권 교체와 맞물려 집중적으로 변화해온 대입은 20세기 후반기 정치·사회적으로 주요 관심사였다.
입시철이면 전국 최고 득점자, 최연소 합격자, 오직 교과서만 판 고득점 수험생 등 온갖 스토리가 쏟아졌다. 가난도 못 막은 학구열은 단골 메뉴였다. 가난을 이긴 입시 성공 이야기에는 두 주먹을 꽉 쥐고 귀를 쫑긋 세우던 국민의 응원이 덤으로 보태졌다. 예비 수험생을 둔 ‘엄마, 아빠’의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중년 이상 세대의 우리 ‘어머니, 아버지’는 그렇게 자식의 교육에 올인했다.
돌이켜 보면 세상 천지에 보기 드문 우리의 대입 풍경이다. 새로운 21세기로 접어든 지 벌써 20년이 지나가기 직전 맞이한 입시철에도 그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학 진학 향배가 인생 성공의 문을 여는 열쇠인 대한민국 특유의 사회 분위기를 탓해야 하나.
우열을 가려야 할 시험 제도는 시대 흐름에 따라 골격에 변화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일. 지금의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대변되는 입시제도는 해방 이듬해부터 1953년까지 진행된 대학별 단독시험제 이후 대입연합고사, 대입자격국가고사제 등이 어지럽게 난무했다. 1969학년부터 예비고사와 본고사시대였고, 1981학년도부터 학력고사가 등장했다. 1988학년도부터는 먼저 원하는 대학을 전기 및 후기 모집 시기에 한 곳씩 지원하고, 해당 대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다. ‘선 지원, 후 시험시대’다.
그리고 1994학년도에 수능 시대가 도래했다. 수능 중심의 입시제도에도 매년 변화가 생겨 헷갈린다. 초기 수능과 대학별 고사를 함께 치르던 것이 1997학년도부터 논술·면접고사를 병행해 이를 점수화하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선 시험, 후 지원 제도’란다. 이를 두고 부모의 경제력이나 정보력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는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수능은 또 개편된다고 한다. 때만 되면 바뀌는 대입제도에 대해 국민은 할 말을 잃은 지 오래다. 그래도 수능 치는 날이 어김없이 다가왔다. 바로 내일이다. 입시 당일 특유의 한파가 예상된다. 어쨌든 수험생들은 수능을 무사히 잘 치르고 볼 일이다.
강춘진 논설위원 choonj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