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어딘가 닮은 듯한 수시학종과 공매도 /윤정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11-13 19:38:01
  •  |   본지 3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수능 성적 100%를 반영하는 대입 정시모집을 확대할 것을 언급하면서 교육부와 일선 대학은 물론 학부모와 학원가도 야단법석이다. 현행 30% 이하의 정시모집은 앞으로 40~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정시 확대 언급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상당수 학부모는 사교육 과열 등 여러 문제점이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시의 확대를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도 대입제도 공론화위원회가 있었고 결론은 대체로 정시의 확대였다. 하지만 정부와 교육부는 이를 애써 외면하며 정시를 소폭 늘리는 것으로 갈음했다. 그러다 최근 ‘조국 사태’로 불거진 그의 딸 입시 비리 의혹으로 수시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는 다급히 정시 확대로 대입 정책의 프레임을 전환하는 모양새다.

특히 문제가 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시행 때부터 논란이었다. 내신 성적과 다양한 학교 활동 등을 적는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정성평가를 하는 학종은 부모 경제력과 정보력, 인적 네트워크가 당락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이 많았고 조국 사태를 통해 사회 고위층의 ‘스펙 품앗이’가 사실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또 ‘숙명여고 쌍둥이 성적 조작’ 사건에서 나타났듯 내신성적 산출의 공정·형평성에서도 많은 문제가 지적됐다.

우리 증시에도 학종 못지 않게 시장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는 제도가 공매도다. 없는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 방법인 공매도는 시장이 과열돼 증시가 고평가됐을 때나 향후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되사들여 상환한다. 학종처럼 공매도 역시 순기능을 갖고 있다. 증시 과열을 식히고 고평가된 주식이 적정 시장 가격을 찾아가도록 조정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제도의 취지를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많은 학부모가 학종 축소를 요구하는 것처럼 수많은 개인투자자(개미)도 지난 수년간 금융당국에 공매도 폐지 또는 규제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매도가 투자 리스크를 분산하는 헷지(hedge) 수단보다는 인위적으로 주가를 폭락시켜 이득을 취하는 편법적인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 외국인과 사모펀드 등 증시에 영향력이 큰 기관 투자자의 ‘놀이터’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지난해에는 현행법으로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빌리지 않고 매도하는 행위)를 하다 적발된 골드만삭스가 75억 원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서 무차입 공매도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증권가의 속설을 입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2008년 2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10년 넘도록 2000선 안팎에 갇혀 있는 ‘박스피’가 된 데에는 공매도 탓이 크다는 주장도 한다. 자금력이 월등한 기관 투자가가 선물시장에서는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에 사들이고 현물시장에서는 주식을 공매도하면서 우리 증시가 ‘외국인의 ATM(현금인출기)’으로 전락했다는 조소가 나온 지는 오래된 일이다.

최근 우리 증시가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맥을 못 추는 것이 전적으로 공매도의 탓은 아니겠지만, 개미의 입장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인 것만은 확실하다. 개미가 공매도를 위해 대차거래(주식을 빌리는 것)를 하기에는 자금력을 비롯해 여러 한계가 많다. 실제로 올해 3분기 국내 증시의 공매도 거래대금 27조4000억 원 가운데 개미 비중은 1% 남짓일 정도로 공매도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다. 그렇다고 기업이 자사주 매입 등 주주 보호책을 적극적으로 펴는 것도 아니다. 발 빠른 개미들은 가망이 없는 코스피·코스닥을 떠나 미국의 다우·나스닥으로 향하는 ‘증시 엑소더스’마저 일어나고 있다.

논란에 선 학종을 전면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정시와 비중을 조절해 입시의 균형감을 잡자는 것이 많은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다. 개미도 공매도를 완전히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강화해 우리 증시를 건전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공매도 규제 강화 요구에는 미온적인 태도다. 공매도의 순기능만 앵무새처럼 되뇌이고 있다.

학종과 공매도, 어딘가 닮지 않았는가.

경제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3. 3‘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4. 4[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5. 5‘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8. 8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9. 9“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10. 10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6. 6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7. 7보수 차기 경쟁 본격…張 “민생 예산 증액”·吳 “모두 힘합쳐야”·韓 “상향식 공천”
  8. 8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9. 9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10. 10[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1. 1부산 매출 1위 ‘본사 이전’ HMM…전국 매출 1000대 기업 부산 31곳
  2. 2‘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3. 3[뭐라노] ‘김해공항 최장노선’…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5. 5정부, 2023년 중단했던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재추진 본격화
  6. 6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7. 7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8. 8신규 원전 건설…고준위 방폐물 1만8000다발 추가 발생 전망
  9. 9“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10. 10“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뭐라노]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뒷북 안전펜스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6. 6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7. 7노사 마찰에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이틀째 중단
  8. 8[속보]李 정부 초대 공소청 수장 후보자 3인 압축 전망
  9. 9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10. 10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4. 4[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5. 5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6. 6동의과학대학교,‘제1회 부산지역 전문대학 유학생 축구대회’ 준우승
  7. 7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10. 10부산과기대, 제107회 전국체전 야구 우승…‘3년 연속 메달’ 쾌거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10대 부산시의회 상임위 들여다보기
“학교 통폐합 지역 맞춤형으로 접근”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개·고양이 학대는 이제 그만
기고 [전체보기]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2028 세계디자인수도 부산’의 과제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등골 프로텍터
바이낸스 턴 북한 해커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개정 응급의료법이 ‘미수용 방지법’?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국제신문 정상화에 여야 한뜻…능인선원 결단하라
대통령 순방 정보 유출…국가 보안체계 전면 점검해야
세상읽기 [전체보기]
일상으로의 초대
SNS라는 광장,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있는가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해양수도 부산, ‘제3의 경계 공간’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당론 따를지 역사 따를지 양심의 선택을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유영국의 1957년 작 ‘사람’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